[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신희준 교수 연구팀(충남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오세광 교수,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응급의학과 이한유 교수,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정혜진 교수)이 최근 불산 흡입 노출 환자의 중증도를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는 새로운 분류 기준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재난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Disaster Medicine and Public Health Preparedness’에 게재되었다.
불산은 전자제품 제조 및 공업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화학 물질로, 인체에 노출 시 눈, 피부, 호흡기 등에 심각한 화학적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팀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2012년 구미시 화학공장 불산 누출 사고 불산 노출 환자 160명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해 ‘수정된 IGSA(자극성 기체 증후군 제제, mIGSA) 기준’을 개발했다.
이 기준은 ▲연령 49세 이상 ▲분당 호흡수 19회 이상 ▲호흡곤란, 가슴 통증 등 주요 증상 두 가지 이상 충족 등(기존 IGSA 기준 충족 여부)의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며, 이 중 두 가지 이상을 충족하면 중증 위험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연구팀은 이 기준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즉시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 증상을 관찰하며 치료할 중간 위험, 외래 진료와 관리가 가능한 저위험으로 분류했다. 기준의 정확도 검증 결과, 위험도의 예측 정확도는 약 84%로, 불산 노출 환자의 중증도를 효과적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희준 순천향대 부천병원 재난의학센터장(응급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화학 재난 대응을 위한 체계적 선별 진료 기준을 개발하고 검증한 세계 첫 연구다. 불의의 화학 재난 발생 시 의료 자원의 효율적 분배 및 환자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가 화학 재해 대응 시스템의 혁신적 전환점이 되어, 국제적인 화학 재해 대응 체계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이번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향후 더 다양한 화학 재해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글로벌 표준 개발에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 불산 노출 환자 새 분류 기준표(수정된 IGSA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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