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김포·파주…‘미분양 블랙홀’ 누명 못벗나

전국 미분양 1위 '용인' 8156가구
김포 2994가구, 화성 2746가구 순
  • 등록 2015-12-29 오전 11:58:14

    수정 2015-12-29 오후 1:51:45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전국 미분양 주택이 한달 새 54%나 늘면서 분양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몇 년간 분양권에 마이너스 프리미엄(웃돈)이 형성될 정도로 고전해온 경기도 용인과 김포, 파주 부동산시장은 또 다시 미분양 물량이 쌓여 울상이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 9724가구로 한 달 새 54.3%(1만 7503가구)나 불어났다. 이는 2004년 초와 비슷한 규모지만, 한달 새 미분양이 50% 이상 증가한 것은 이례적인 결과다.

전국 시·군·구 가운데 미분양 1~3위는 모두 경기도에서 나왔다. 1위는 단연 용인시다. 용인은 미분양 물량이 8156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11월에만 4236가구가 늘었다. 이 중 3000여가구가 지난 9월 D건설사가 용인시 처인구에 분양한 6700가구 대단지 물량 중 일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용인에 이어 미분양 물량 2위는 김포한강신도시가 있는 김포시로 총 2994가구다. 김포시에서는 지난 10월한 달 새 1770가구가 미분양으로 신고했고, 이달 들어서도 986가구가 추가로 늘었다.

3위는 동탄2신도시가 있는 화성시로, 미분양 물량은 11월 현재 2746가구다. 미분양 무덤으로 불린 파주신도시가 있는 파주도 미분양이 1545가구로 한달 새 약 1000가구 급증했다.

대부분 경기도에 조성한 대규모 신도시들로 건설사들이 그동안 미뤄왔던 분양을 올해 쏟아내면서 또다시 미분양 증가로 이어진 결과다. 경기도는 공공택지 공급과잉으로 현재 미분양주택이 2만 1809가구로 전국 시·도 중 가장 많다.

인천에서도 하반기 인천 서구 가정지구에 아파트 분양이 급증하면서 미분양이 4528가구로 경기도의 뒤를 이었다. 특히 인천 서구는 11월 들어서만 1766가구 미분양이 신규 등록되는 등 공급과잉 상황을 재확인했다.

지방에서는 충북 충주 미분양 물량이 2212가구로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많았다. 충남도 아산시에 900가구 이상의 신규 미분양이 나오며 고전했다. 2012~2013년만해도 가장 뜨거운 시장이라던 경남 거제시는 현재 미분양이 1749가구로 소화부진 현상을 보이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11월 급증한 이유는 10월과 11월 두달간 전국에 신규 분양 주택이 대거 쏟아졌기 때문이다. 분양승인을 받은 물량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10월에는 8만 4000가구가, 11월에는 7만 3000가구 각각 공급됐다. 이는 2007년 통계집계 이후 월별 분양승인 물량으로는 전국 1위와 2위 수준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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