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 증권사..신용등급 줄하락 예고

한기평 "수익성 악화 지속, 등급 하향 압력 커져"
회사채 자금조달 압박..영업 위축 가능성도
  • 등록 2013-01-08 오후 3:57:33

    수정 2013-01-08 오후 3:57:33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최근 주식시장 침체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줄면서 신용등급마저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8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62개 증권사가 낸 순이익은 1조14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300억원(42%)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9월말 총자산 규모는 279조1000억원으로 2011년 말보다 45조3000억원 늘어났다.

자산은 증가하는데 순이익이 감소하면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도 크게 낮아졌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4~9월) 국내 증권사들의 ROA는 0.21%로 전년 같은 기간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증권사 자산이 1조원일 경우 42억원의 순익을 내다가 1년 만에 21억원으로 줄어들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특히 신용등급을 평가받고 있는 증권사들은 올해 실적개선 여부에 따라 등급이 대폭 조정될 전망이다. 박광식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올해 증권사들의 등급은 하향 압력을 크게 받을 것”이라며 “수익 기반이 훼손되거나 자산건전성이 떨어지는 경우 등급 하향이나 전망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해에도 실적과 재무건전성에 문제점을 드러낸 동양증권(003470)과 리딩투자증권, 도이치증권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씩 떨어졌고, 수년째 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유진투자증권(001200)도 ‘부정적’ 전망을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4~9월)에는 한기평에 장기 등급을 받고 있는 28개 증권사 중 7곳이 영업 적자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순손실을 기록한 증권사는 5곳이었다. 박 연구원은 “2분기 들어 회복 기미를 보였지만, 아직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증권사가 있다”며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이 부족한 경우 등급하향 가능성은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영업은 더욱 위축되고 회사채 발행 등 자금조달 과정에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9월말 현재 국내 증권사들의 후순위사채 발행 잔액은 2조64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500억원 늘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등급 하락은 회사채 조달비용을 늘릴 뿐만 아니라 조달 자체도 힘들어질 수 있다”며 “증권사들끼리 거래하는 파생상품은 상대방의 등급이 떨어지면 거래를 중단하는 경우도 있어 영업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료: 한국기업평가,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단위: 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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