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BW 발행, 자동차업황에 달렸다

"자동차업황 전망이 투자수요 좌우"
코오롱 발행 성공도 눈길
  • 등록 2009-02-26 오후 3:45:59

    수정 2009-02-26 오후 4:28:39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기아자동차(000270)가 대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공모 발행을 추진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향후 주가 움직임에 의존하는 BW의 가치 구조상 인수 수요는 자동차 업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개별적인 판단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 자동차업황 전망이 투자수요 좌우

26 한 증권사의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기아차의 포트폴리오가 자동차에 올인돼 있기 때문에 발행 성공의 관건은 업황 전망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채권평가사 관계자도 "BW는 미래의 주가 전망과 주가 변동성에 기초해 가치를 산정하는데, 길게는 몇년 후 주가를 추정해야 한다"며 평가가치가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BW는 일반 회사채와 비교해 낮은 만기수익률을 제공한다. 대신 투자자들은 부여받은 신주인수권을 활용한 초과 이익을 기대한다. 향후 기아차 주가의 가파른 반등을 예상하는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세계 자동차 업황과 개별 기업들의 주가에 대한 시각은 전반적으로 호의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 국내외 점유율 상승과 재무구조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아차의 주가가 고전하고 있는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현대차에 대한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 등으로 인한 세계자동차 시장의 수요 감소"를 주요 우려 사항으로 꼽기도 했다.

◇ 코오롱의 성공적인 발행 주목 

다만, 코오롱의 BW 발행 성공 사례는 기아차의 BW 발행 추진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지난 23일 마감된 코오롱의 BW 청약 경쟁률은 기관의 경우 배정물량 400억원에 2.2 대 1, 개인은 600억원에 1.3 대 1을 기록했다.

관련 업무를 진행했던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사전에 투자자들과 많이 협의했다"며 "(성공적인 발행은) 주가랑 떼 놓고 생각할 수 없는데, 코오롱이 턴어라운드(실적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준 덕택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한편 채권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아차가 현재 발행을 추진 중인 3년 만기 BW 만기수익률은 5% 정도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동일 신용등급 회사채에 대한 시가평가수익률보다 1.7%포인트 정도 낮은 수준이다.

신주인수권은 발행금액을 행사가액으로 나눈 수만큼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다. 행사기간은 통상 발행 한달 후부터다. 행사가격은 발행 직전에 결정된다.
 
이번 신주인수권에는 기아차 주가가 행사가격을 밑돌 경우 행사가격을 최대 15%까지 낮춰주는(refixing) 조건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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