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1945년 8월 15일 정오에 일본 천황이 항복을 선언하기에 앞서 미국의소리(VOA)에서 우리말로 일본의 항복을 알리는 방송이 먼저 나온 사실을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미국 기록관리청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던 해당 방송 파일을 공개하며 이같이 소개했다.
| 일본 궁내청이 종전 70년을 맞아 공개한 일왕의 항복 선언 당시 사진(사진=일본 궁내청). |
|
배현진 의원실에 따르면, 이 방송은 영어와 중국어 등으로 일본의 항복 사실을 알렸는데, 여기에 한국어도 포함돼 있다. 당시 해당 한국어 방송에는 황성수 전 국회부의장이 “조선 동포 여러분, 일본은 무조건 항복을 하였습니다. 트루먼 대통령이 말씀하기를, 연합국 각 군대로 하여금 여러 공격 작전을 중지하라고 명령하였다고 하셨습니다”라고 알렸다고 배 의원은 전했다.
아울러 애국가 2절도 함께 방송했다는 게 의원실 측의 설명이다. 배 의원은 “한국어를 사용해 일본의 항복을 명확하게 전달한 자료가 드러난 것”이라면서 “애국가를 함께 송출했다는 사실 또한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배 의원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학예사들과 함께 이 방송 파일의 진위를 연구했고, 1945년 당시 파일이 맞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미국 정부와 협의해 이르면 올해 안에 국내로 정식 자료 이관 절차를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의소리(VOA·Voice of America)는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국영 국제방송으로, 라디오 및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이던 1942년 2월 1일에 독일어로 첫 방송을 시작했다. 이탈리아어, 프랑스어에 이어 한국어 방송도 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