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자신이 제안한 안건이 통과되지 않은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필요하면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주주 의사를 대변하겠다”고 ‘경영권 분쟁’에 여지를 남겼다.
박철완 전 상무는 25일
금호석유화학(011780)의 제45기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뒤 발표한 입장문에서 “금호석유화학을 위해 공감과 지지를 보내준 주주분들께 감사하고, 대다수의 지지를 끌어내지 못한 점에 죄송하다”며 “앞으로도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 (사진=본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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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박 전 상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후퇴한 배당 성향 등을 근거로 주주제안에 발송하는 등 사측 안건을 반대하고 나섰다. 그러나 박 전 상무가 제안한 모든 안건은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측 안건보다 주주들의 찬성표를 더 확보하지 못하면서 부결됐다.
박 전 상무는 “회사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아 성원을 보내주신 개인 주주의 표를 모으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국민연금이 현 경영진의 배임 등 법적 책임, 불법취업 상태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24일 수탁자 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 제6차 회의에서 사측의 배당안이 더 적정한 수준이라고 판단하는 동시에 사외이사 선임안에서도 사측 후보를 찬성했다. 반면, 국민연금은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의 주주제안엔 모두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금호석유화학 주식의 6.82%를 보유하고 있다.
박 전 상무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불법취업 상태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만 38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았는데, 이는 주주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모든 주주의 권익과 가치 증대를 최우선시해야 할 국민연금이 사측의 손을 들어주는 결정을 한 점이 아쉽다”고 재차 토로했다.
박 전 상무는 앞으로도 주주환원 정책 이행 등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 상태를 감시하면서 필요하면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할 수도 있다는 뜻도 드러냈다. 그는 “배당금 성향을 연결 기준 30%로 맞춰달라고 계속 제안할 계획”이라며 “회사가 발표한 1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 역시 올해 안에 실행하라고 요청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회사가 약속한 신규사업에 투자하는지 주시하면서 자사주 장기 보유·과소 배당 등 주주 비친화적 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활동에도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주주들과 계속 소통하고 필요하면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주주 의사를 대변할 생각도 있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