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 "단기수익 노린 중국 투자 필요없다"

그동안 중국 단기 투자 제주에 실익 없어
대규모 리조트 등 장기 투자 방안 모색
카지노는 내국인에게는 개방 불허 입장
제주공항에 역외금융지대 설치도 고려
  • 등록 2015-06-02 오전 11:00:00

    수정 2015-06-02 오전 11:00:00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달 29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국토교통분야 도정 방향 및 투자 유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시세 차익과 영주권을 노린 중국 자본의 부동산 단기 투자는 더 이상 ‘노 땡큐’”라며 “낙수효과를 얻을 수 있는 에너지 신사업과 휴식형 연구활동 등 장기 투자 유치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지난달 29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제주지역 투자 유치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이뤄진 중국인 투자는 주택 분양 등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부동산 분야에 치우쳐, 지역 경제 활성화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앞으로의 자본 유치는 휴식형 연구활동 등 장기 투자가 가능한 분야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실리콘밸리로 향했던 중국의 인재들이 속속 본국으로 돌아오면서 안식년 기간에 연구활동도 할 수 있는 휴양지 수요가 늘고 있다”며 “제주가 이들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유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에 몰려들고 있는 중국인 투자 및 관광객에 대한 거부감은 관광의 질적 향상을 통해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전 세계가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만 배척해서는 안된다”며 “단가가 낮은 단체 관광보다는 각 기업의 인센티브·컨벤션 투어 등 개별 관광을 늘리면 수입도 늘고 불법 관광가이드 문제도 자연히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싱가포르와 중국기업이 투자한 신화역사공원(리조트월드 제주)의 대규모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해서는 국제적 수준의 투명한 관리 체계가 확립돼야 인·허가를 진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제주도는 다음달 카지노 전담 기구를 15명 규모로 출범해 2~3년 후에는 대형 카지노를 제대로 감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내국인 카지노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제주도는 원칙적으로 내국인 카지노는 거론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카지노 운영에 필요한 충분한 인원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포화상태에 이른 제주공항에 대해서는 기존 공항의 시설확장과 신공항 건설을 동시에 추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항공 수요를 감당하려면 기존 제주공항 20%확장과 신공항 건설을 모두 추진해야한다”며 “신공항 건설에는 7~10년이 걸리기 때문에 기존 공항 확장은 반드시 필요하고 정부 입장도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제주공항을 인천 영종도와 같은 에어시티로 만들고 금융자유지대로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그는 “중국과 아시아가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홍콩과 싱가포르와 다른 의미의 역외금융자유지대가 필요할 수 있다고 본다”며 “제주공항 한 구역을 대한민국 금융규제가 적용되지 않도록 해 대여금고업을 한다면 하나의 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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