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인 부산을 찾았다. 바다냄새 가득한 고향에서 기분마저 풀렸는지, 편하게 막말(?)을 쏟아냈다.
막말은 "부동산정책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하고 "반드시 잡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 4년의 성과를 열심히 자랑하기도 했고, "재벌 총수가 구속되면 언론이 재미본다"는 부정적 언론관을 내뱉기도 했다.
막말하는 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후, 막말을 즐기며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키는 정치를 시작한 듯하다.
"부동산 반드시 잡겠다"
경제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국가발전전략을 빈틈없이 짜 놓았으며 특히 다음 정부에 짐을 넘기진 않겠다"고 한 뒤 "참여정부가 정첵에 시행 착오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제일 큰 게 부동산"이라고 말했다. "
노 대통령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부동산은 더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반드시 잡겠다"라고 했지만 부동산 정책의 실패에 대해선 깊이 반성하는 태도는 아니었다.
노 대통령은 "지난번 3.30대책후 담배 한대 피고 돌아섰더니 사고가 터져 있었다. 그런데 큰 사고는 아니다. 금융시스템이나 경제 위기로 전이가 안되도록 타이트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큰 사고`는 이미 터져 정책 불신이 극도로 팽배해져있고 다만 금융시스템, 경제위기로 전이되느냐 아니냐는 긴장된 상황인데도 노 대통령은 경제 위기가 아닌 한, 큰 사고가 아니라고 말한다.
환율과 관련, 노 대통령은 "장기적으로 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시스템을 바꿔 나가도록 준비중"이라며 "장기적으로 계속해서 무역적자가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고, 제도를 잘 감당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진국 미국이 3.5%의 성장을 보이는 시점에서도, 2만달러도 안되는 한국이 5%에 자족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안이하다`는 지적을 살 만하다.
비전 2030, 세금은 다음 대통령이라도 결정해야
노 대통령은 비전 2030의 재원조달과 관련, "2020년까지는 무리하지 않고 빚만 좀 내고, 2030 복지계획을 충당할 만큼 갈수 있다"며 "그 다음에 빚 내지 않겠다면 누군가 세금을 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 임기동안 세금문제를 결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다음 대통령 때 이 문제를 토론해서 그 다음 선거때 선택해도 된다"며 "계획은 안세울 수 없으며, 국민에 제시하고 굳이 싫다하면 폐기해도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벌 총수 구속되면, 언론사가 재미보는 구조다"
고향의 따뜻한 품을 느껴서인지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성과를 자랑하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노 대통령은 "방폐장사건에서부터 균형발전, 작통권, 용산기지, 국방개혁, 사법개혁 등 다 정리했다"며 "이 시기에 민주주의도 진전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하나회 숙청으로 군부 재등장에 완전히 종지부를 찍었다며 "다음은 기존 체제 특권과 유착이다. 정부에선 검찰, 정부바깥에서는 재계가 제일 세고, 그 다음은 언론이지 않나"면서 "특권 구조, 유착구조를 거부하고 해체해 나가자는 발전전략을 갖고 있기 때문에 특권 집단과 충돌할 수 밖에 없다"고 강변했다.
언론 비판에 대해선 매우 부정적인 사례를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지금 국정원에서 와서 기업에 돈내라 손벌리는 사람이 있나. 국세청은 모르겠다"고 한 뒤 "아직 기업에 와서 손벌리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협찬해라 협찬하시죠? 재벌 회장이 구속되면, 언론사가 재미보는 구조위에 있지 않느냐. 이것은 제가 어찌할 방법이 없다"고까지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구속됐을때, 언론사들이 정 회장에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해주면서 그 대가를 챙긴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쉽게 입에 담기 어려운 내용이었지만, 재벌에 유착한 언론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앞으로 적잖은 파장을 예고했다.
그리고선 "저 까지 손잡으란 얘기냐. 손잡으면 모든 개혁과제는 포기해야 한다"며 시끄러울수 밖에 없는 이유, 막말하는 이유를 댔다.
"부산 사람들, 욕만 듣지 말고 노무현이가 뭘 잘못했는지 물어봐라"
오찬대화 말미에는 부산 사람들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나누려했다. 자신을 이해해달라는 마음을 살짝 전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막말을 많이 하다보니, 인기가 없어졌다"며 "할수 없다. 일만 잘하겠다. 이렇게 말하는 건 미안함 때문"이라고 했다.
학교 동기나 친척 누구는 가는데 마다 `니네 대통령 왜그러냐. 좀 똑똑히 하라`고 타박을 받는데 미안해서 살수 없다면서 "부산시민들은 어디가서 노무현 그사람 왜 그러냐 이러면, 머가(뭐가)라고 물어보십시오"라고 말했다.
대통령 때문에 욕먹지 말고, 타박하거들랑 `대통령이 뭘 잘못했냐`라고 물어봐달라는 얘기다. 변치않은 지지를 당부한 발언으로도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