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부시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릭 웨고너 제너럴 모터스(GM) CEO와 앨런 멀럴리 포드자동차 CEO, 톰 라소다 크라이슬러 CEO 등과 만나 ▲환율을 포함한 통상 쟁점과 ▲의료보장 부담 ▲에너지 정책 ▲철강 등 원자재 가격 등의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GM의 그렉 마틴 대변인은 "자동차 업계를 구제해달라는 얘기를 하기 위해 대통령과 만나는 것은 아니다"며 "의료비 부담과 환율 등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문제를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대 현안이 어떤 방향으로 논의될 것인지에 대한 전망 기사를 통해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민주당 입장과 자동차 업계 이해가 상충하는 부분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일자리 문제의 경우 자동차 업체들이 오는 2008년까지 7만8000명을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지만 민주당은 자국내 일자리 보호를 주요 정책으로 밀어부치고 있어 향후 마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에너지 정책에 대해서는 정부측과 업계의 잠재적인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민주당이 지지해온 에너지 관련 법규 강화는 자동차 업계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높일 수도 있지만 미 자동차 업계는 에탄올 분야에 상당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회와 정부의 요구를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에탄올 인프라 구축이나 생산능력 확충 등을 지원한다면 결국 미 자동차 업계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현지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자동차 업계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이전보다는 호의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주 “대통령이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성공과 성장에 대한 지지를 다시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자동차 3사의 입지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GM과 포드는 심각한 경영난을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감원과 의료보장 축소 등에 대한 노동자들의 반발이 간단찮은 상황이다.
빅3는 올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으며, 크라이슬러는 일본의 도요타에게 시장점유율 3위 자리를 빼았기는 등 궁지로 몰리고 있어 이번 회담의 논의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자동차 3사 CEO들과 부시 대통령의 이번 만남은 올 초부터 예정됐었지만 수차례 미뤄지 끝에 중간 선거 이후에야 겨우 성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