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하정민기자] 유럽연합(EU) 신규가입 10개국 중 가장 관심을 끄는 나라는 단연 폴란드, 체코, 헝가리로 이뤄진 동유럽 3국이다.
과거 한국, 대만, 싱가폴, 홍콩이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리며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뤄냈듯 이들 세 나라역시 정부의 강력한 지원정책 및 적극적인 투자유치, 값싼 노동력, 비교적 발달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세 나라의 경우 경제체제만 공산주의에서 시장주의로 바꾼 것이 아니라 정치, 사회적으로도 민주화를 이뤄내며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선진국 편입의 예비단계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이며 국가 신용등급에서도 러시아보다 우수한 등급을 부여받고 있다.
동유럽 시장의 성장성을 눈여겨 본 한국 기업들도 최근 이 지역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어 이들 세 나라의 EU 가입은 한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폴란드, 경제규모·인구 동유럽 최대
아우슈비츠 수용소, 쇼팽, 퀴리 부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폴란드는 경제규모나 영토면에서 동유럽 국가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인구도 3800만명으로 가장 많다.
폴란드는 1980년대 말 동구권의 자유화 바람을 타고 레흐 바웬사가 주도한 민주화 운동을 통해 공산주의의 꼬리표를 떨쳐냈다. 이후 집권한 크바시니에프스키 대통령은 미국과의 밀착 외교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강력한 성장 정책을 펼쳐 경제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폴란드는 이번 이라크전에 미국, 영국 등과 함께 참전할 정도로 미국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폴란드가 파병한 병력은 연합국 중 4번째에 달하는 많은 규모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폴란드의 경제성장률은 3.7%이며 올해는 4.5%로 확대될 전망이다.
무디스가 부여한 폴란드의 국가 신용등급은 A2, S&P와 피치는 BBB+다.
한국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LG전자(066570)와 대우일렉트로닉스는 폴란드에 대규모 가전공장을 설립했다. 특히 LG전자는 지난해 브라운관TV 위주이던 이 공장의 생산라인을 대폭 확장, PDPㆍLCDㆍ프로젝션 TV 등 첨단 디지털TV 생산기지로 탈바꿈시켰다.
◇체코, 민주주의 선두국
`프라하의 봄`과 드보르작, 카프카, 쿤데라 등 유명 예술인으로 유명한 체코는 2차대전 후 체코슬로바키아 연방으로 독립했다. 그러나 경제·문화적 차이와 체코 중심의 중앙집권 정책에 불만을 품은 슬로바키아가 독립을 선언, 지난 1993년 체코공화국과 슬로바키아 공화국으로 나뉘어졌다.
다른 동구권 국가와 달리 체코는 공산정권 퇴진 시 `벨벳 혁명`이란 명칭이 붙을 만큼 권력 이양이 순조로왔다. 슬로바키아의 독립 후 정치적 안정효과는 더욱 커졌고 착실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체코 정부는 민주주의 체제를 단행한 후 가장 먼저 급속한 사유화, 새로운 은행제도 도입 등을 실시하며 외국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이를 통해 과거 공산주의 시절에도 주요 공업기지 중 하나였던 모라비아 지방의 오스트라바는 석탄, 철강, 화학제품, 자동차 등의 생산기지로 떠올랐다. 폴크스바겐 등 독일 주요 자동차업체들도 상당량의 자동차를 체코에서 생산하고 있다.
체코는 특히 관광업이 발달해 주변 동유럽 국가보다 세계 경기변동에 덜 민감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체코의 수도 프라하는 `동유럽의 파리`라 불릴만큼 아름다운 경관으로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떠오른 지 오래다. 최근
대한항공(003490)도 프라하 직항노선을 개설하고 다음 달부터 본격 취항할 예정이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이 전망한 지난해와 올해 체코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9%, 4.0%다.
국가 신용등급의 경우 S&P와 피치는 A-를, 무디스는 A1를 부여하고 있다. S&P가 부여한 A- 등급은 한국 등급과 같다.
한국기업 진출은 체코보다 임금이 저렴한 슬로바키아에 집중돼 있다. 완성차 공장부지를 놓고 고심하던 기아자동차는 최근 슬로바키아 질리나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착공했으며 현대모비스, 삼성전자도 슬로바키아에 진출한 상태다.
◇헝가리, 유럽의 교통 요충지
헝가리는 인종 상으로 한국과 매우 친숙한 국가다. 헝가리인의 대부분이 속해있는 마자르족은 칭키즈칸의 중세 유럽 침공 후 몽고로 돌아가지 않고 유럽에 남은 사람들의 후손이다.
헝가리의 인구는 1000만명에 불과해 단일시장으로서의 투자 매력은 적은 편이지만 물류 분배센터로서의 잇점과 함께 저렴한 노동력, 물가, EU가입을 위한 각종 규제철폐 등이 해외 투자를 유인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헝가리는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커 국민소득의 약 42%를 무역이 차지한다. 이는 헝가리가 중부 유럽의 물류 교통 중심지이기 때문인데 중유럽을 관통하는 다뉴브 강도 상당부분 헝가리에서 흐르고 수도 부다페스트역시 서유럽과 동유럽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다. 부다페스트에 건설된 지하철이 유럽에서는 런던에 이어 두 번째일 정도로 국내 교통도 잘 정비돼 있다. 통신, 금융서비스 등 사회간접자본 분야에서도 여타 동구권 국가들보다 우수해 인접국 진출 기지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이 전망한 헝가리의 작년 성장률은 2.9%며 올해는 4.0%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가신용등급은 체코와 동일하다. S&P와 피치는 A-를, 무디스는 A1를 부여하고 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005930)가 헝가리 야스페니사루에 디지털가전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