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잦은 코피, 다크서클, 코골이 보인다면 비염 의심

  • 등록 2024-03-28 오전 10:56:34

    수정 2024-03-28 오전 10:56:34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봄 환절기에 급증하는 소아 비염은 연령이 낮을수록 미세먼지, 동물의 털 등 사소한 자극에도 증상이 나타난다.

함소아한의원 김아롬 원장은 “소아 비염은 어른과 달리 더 복합적인 증상을 보일 수 있고, 감기가 되기 쉽기 때문에 증상들이 오래가기도 한다. 일반적인 콧물, 코막힘, 재채기 증상 외에도 아이가 코감기에 유독 자주 걸리고 오래가거나, 코를 자주 비비고 코피가 나고, 눈 밑의 다크서클, 수면 중 코골이나 이갈이,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니 이에 주목해야 한다.” 고 말했다. 이어 “비염에 동반되는 여러 증상을 세심하게 살펴서 관리 및 치료를 해야 성장 중인 아이들의 생활의 질이 향상되고 새 학기 단체생활에도 뒤쳐지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성인에 비해 코 점막 약해서 염증 생기기 쉬워

소아 비염은 만성인 성인 비염과 달리 진행성이다. 성인에 비해 코 점막이 약하고 예민하기 때문에 염증이 잘 생기고 쉽게 호전되지 않으며 반복되는 특징을 보인다. 평소 증상이 없다가도 아침, 저녁 혹은 찬바람을 맞으면 맑은 콧물을 흘리거나, 발열이 없고 컨디션도 좋은데 킁킁거리거나 코막힘으로 답답해하면 비염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일반적인 증상 외에 아이가 환절기마다 코를 자주 비비거나 코피가 잦은 것도 비염 증상에 해당된다. 건조한 공기로 예민해진 콧속의 소양감(가려움증)으로 인해 코를 자꾸 비비게 된다. 특히 아이들은 코딱지도 많이 생겨 코를 파게 되는데, 성인보다 코 점막 혈관이 얕은 위치에 있어 상처가 생기면서 코피가 더 잘 난다.

또 알러지 샤이너라고 하는 눈 밑 다크서클 증상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비염 때문에 코의 점막이 약해지고 혈관이 충혈되면서 코와 연결된 눈 쪽의 점막 혈관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생긴다. 코와 눈 주변으로 혈액순환이 되지 않으면 눈 밑 피부가 어두워지고 눈, 코를 자주 비비면 더 심해진다.

비염 때문에 심한 코막힘으로 입으로 숨을 쉬는 구개호흡을 자주 하고 특히 수면 중에 코골이나 이갈이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 구개호흡을 지속하면 입안이 마르면서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체력이나 성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이의 건강상태에 따라 눈 결막염 증상, 기침, 목의 가래 증상도 동반할 수 있다. 다른 특이점은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소화기(비위)나 비뇨기(신)의 기능이 떨어져 복통이나 설사, 변비 등의 증상이 같이 나타나기도 한다.

◇ 비염 증상 및 원인에 맞춰 치료, 건조성 비염은 코 점막 염증 개선해야

소아 비염은 이처럼 아이에게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므로 한의학에서는 체질과 상태에 맞춰 치료한다. 코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장부의 균형을 맞추고 허약한 부분을 보완해 비염의 여러 증상을 개선한다. 아침에 재채기와 맑고 끈끈한 콧물이 흐르는 한랭성 비염은 코 점막이 창백하고 부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폐를 따뜻하게 하고 기운을 올려주는 치료를 해야 좋아진다. 열성 비염이라면 코 점막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목이 잘 붓고 가래 기침을 동반하므로, 폐의 열을 내리고 순환을 돕는 방향으로 치료한다.

건조성 비염은 코 점막의 건조와 염증 양상이 많아 쉽게 상처가 난다. 코를 자주 비비거나 파게 돼 코피가 잦기 때문에 진액을 보충해주고 장부의 기운을 보강하는 치료를 진행한다. 평소 코골이나 다크서클이 심한 아이들은 코와 목 점막의 염증을 개선시켜주는 한방 용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주기적으로 침, 뜸 치료와 함께 호흡기 치료를 받으면 코 점막의 기운과 혈액순환을 도와 증상 개선에 도움된다. 체력이 약한 아이들은 코골이나 다크서클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아 지속적인 체력 보강도 필요하다.

비염을 진단받았거나 비염에 동반되는 증상이 의심되는 아이라면 생활관리가 필수적이다. 코점막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식염수 스프레이를 사용하면 콧물 배출을 돕고 코 점막의 건강을 관리하는데 도움될 수 있다. 아침, 저녁 하루에 2번 또는 증상이 심할 때 사용하도록 한다. 아이들은 특히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지면 비염 증상이 심해지니 만3-5세인 경우 밤 9시 이전에 잠드는 습관을 들이고, 하루 10-13시간 정도의 적정 수면 시간을 확보해 숙면할 수 있게 한다.

김아롬 원장은 “호흡기가 건조하지 않도록 수시로 물을 마시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배, 도라지, 오미자, 우엉, 연근은 호흡기에 열이 몰리지 않고 점막을 촉촉하게 만들어 코 점막의 염증을 예방하는데 도움된다” 고 조언했다. 이어 “생강, 대추, 작두콩 같은 음식은 찬 기운으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지만, 따뜻한 성질의 음식이기 때문에 열이 많은 아이는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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