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덮친 수출 한파…제조업 취업자 28개월 만에 최대 감소(종합)

통계청 '2023년 4월 고용동향 발표'
취업자 수 전년比 35.4만명↑…증가폭 다시 둔화
청년층 13.7만 줄어…6개월 연속 감소
"경기회복 제약있어 양질의 일자리 감소 우려돼"
  • 등록 2023-05-10 오전 11:17:41

    수정 2023-05-10 오후 7:17:48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이지은 기자] 지난 3월 잠깐 반등했던 취업자 수 폭이 한 달 만에 다시 줄어들었다. 소비 활성화로 내수가 살아나면서 서비스 관련 업종은 취업자 수가 늘어났지만, 반도체 등 수출 부진이 장기화 되면서 제조업 관련 취업자 수는 2년 4개월만에 최대 폭으로 줄어들었다. 또 정부가 당초 예측한 ‘상저하고’ 경기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양질의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2843만2000명으로 전년동월비 35만4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해 6월(84만1000명)부터 9개월 연속 둔화하다 3월(46만9000명)반등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축소됐다. 고용흐름 자체는 양호한 수준이다. 4월 고용률(62.7%), 경제활동참가율(64.4%) 및 실업률(2.8%)은 각각 4월 기준 역대 최고·최저 수준을 달성했다.

하지만 늘어난 취업자 수는 대부분 60대 이상 고령층이었고, 청년층은 오히려 감소했다. 60세 이상 취업자수는 전년동월대비 44만2000명 증가해 전체 취업자수 증가폭(35만4000명)보다 많았다. 60세 이상을 제외한 연령대에서는 취업자수가 8만8000명 감소했다는 의미다. 특히 20·30대 청년층 취업자는 13만7000명 줄어들어 6개월 연속 감소했다. 감소폭은 2021년 2월(14만2000명) 이후 최대다.

업종별로 보면 민간 소비가 살아나면서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수가 전년대비 17만1000명 증가하면서 산업별 취업자 중에서는 증가폭이 가장 컸다. 60세 이상 노동인구가 많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수가 14만8000명 증가하면서 뒤를 이었다.

반면 급여가 높고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9만7000명 줄어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감소폭은 2020년 12월(11만명) 이후 28개월 만의 최대다. 수출 침체가 관련 고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 국장은 “제조업에서도 자동차 등 일부는 증가하고 있지만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부품·컴퓨터 영상 분야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며 “수출 감소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경기침체가 하반기까지 이어지면서 양질의 일자리 수는 계속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14.2% 감소했다. 월간 수출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은 41% 가량 줄어들었다. 작년 동기 대비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작년 8월 이후 9개월 내리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해외 주요 기관에서는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연이어 낮추는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8%로 제시했다가 지난 3월 1.6%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1월 전망치 1.7%에서 지난달 1.5%로 낮췄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 감소세로 현재 기업의 재고가 많이 쌓여 있어 경기 회복에는 상당 부분 제약이 있어 보인다”며 “전체 일자리가 늘더라도 제조업 같은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감소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서비스업에서 고용을 받쳐주고 있지만, 제조업은 글로벌 금리 등 국제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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