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FTC "분유대란, 독점체제 영향 등 조사할 것"

"4개 기업이 시장 90% 점유…한곳만 빠져도 공급차질"
소매업체 공급 방해 여부·'온라인 봇' 불법성도 조사
  • 등록 2022-05-25 오전 11:56:07

    수정 2022-05-25 오전 11:56:07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일부 대기업이 분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준독점 체제가 분유 대란 사태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를 시작했다.

(사진=AFP)


CNBC는 24일(현지시간) FTC가 애보트, 미드존슨 뉴트리션, 네슬레 USA, 페리고 등 4개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탓에 분유 부족 사태가 촉발됐는지와 관련해 조사를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CNBC는 이들 업체의 미 분유 시장 점유율이 약 90%에 달해 한 곳이라도 생산이 중단되면 공급망 차질이 바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분유 대란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분유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지난 해 11월쯤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올해 2월 애보트의 ‘시밀락’ 분유를 먹은 영아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 해당 제품이 전량 리콜되면서 본격화됐다.

리나 칸 FTC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분유 기업과 유통업체들이 불법적인 경제 활동을 벌여 소매업체들의 분유 확보를 불가능하게 했는지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분유 기업들의) 차별적인 이용약관이 일부 식료품점과 약국, 기타 상점에서 (분유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을 더 악화시켰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칸 위원장은 FTC가 온라인에서 자동으로 분유를 거래하는 프로그램인 ‘봇’(bot)에 대한 조사도 벌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봇은 거래에 유용하며 불법이 아니지만, 이러한 봇을 통해 분유를 독과점해서 미국인에 비싸게 파는 행위는 불공정 행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별개로 미 하원의 에너지·상업 위원회는 25일 분유 부족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애보트 등 분유 기업 임원들이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다.

한편 미 정부는 지난 22일 군용기를 띄워 해외에서 분유병(226g) 150만개에 해당하는 분유를 공수하는 등 공급난 해소를 위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분유 생산을 촉진하는 국방물자조달법(DPA)을 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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