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기대감과 유동성으로 오르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고 불안 요소가 반영되지 않아 보수적인 접근을 권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일 이데일리와 전화통화에서 이처럼 밝혔다. 코스피 지수가 이날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적인 유행) 이전 수준인 2100선을 넘었지만 추가 매수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장 시작과 함께 2100선을 회복했다. 2100선 회복은 지난 2월 25일(종가 기준) 이후 약 석달 반 만이다.
정 센터장은 이날 코스피의 약진의 배경으로 기대감과 유동성을 꼽았다. 최근 ‘한국판 뉴딜’ 등 경기 부양책 및 백신 관련 소식이 쏟아지면서 기대감에 불을 붙였다. 또 5월 중순 이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풍부한 유동성 공급도 한 몫했다. 이를 반영하듯 전날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미국의 인종차별 시위 격화에도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7.63포인트(1.05%) 상승한 2만5742.6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5.09포인트(0.82%) 오른 3080.8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56.33포인트(0.59%) 상승한 9608.37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지난 3월 하순의 장중 저점 대비해서 40% 이상 올랐다.
|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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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향후 흐름이다. 정 센터장은 “단기 급등하면서 펀더멘털과 괴리가 벌어져 주가가 비싸졌고, 국내 재확산처럼 6월 이후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다”면서 “미중 관계 악화, 미국 내 갈등 상황 등은 시장이 무시하고 있어 불안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외국인도 미지근한 모양새다. 지난 3~4월 무섭게 팔았던 외국인은 5월 중순 이후 조금씩 유입되고 있고 있다. 정 센터장은 외국인 자금에 대해 “5월 이후 유동성에 있어 숨통이 트이면서 재료가 있으면 들어오는 형태”라면서 “예전처럼 현금 확보를 위해 ‘묻지마 매도’를 하지 않겠으나 전폭적으로 위험자산으로 자산 배분을 늘렸다고 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정 센터장은 현 단계에서의 투자 전략에 대해 이익을 실현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리스크 요인을 모니터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까지 재확산 우려가 남아 있고, 미중 무역 분쟁 추이도 살펴볼 요인”이라면서 “미국 내 분열 양상을 중국으로 돌리게 될 경우 수출 중심인 우리나라는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