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이어온 애증‥터키 軍의 정치잔혹사

터키, 50년간 6번의 쿠데타 일어나.. 군은 '국가의 수호자'
"기존 쿠데타와 달리 전체 군부 설득 못해 실패" 평가도
  • 등록 2016-07-17 오후 4:56:28

    수정 2016-07-17 오후 4:56:28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터키 군부 쿠데타가 시작된 지 6시간 만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번 쿠데타로 현 정부와 군부 세력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과 AFP통신 등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력 장악으로 위기에 몰린 군부세력이 에르도안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년 터키의 총리가 됐으며 2014년 터키 역사상 최초로 치러진 직선제 대선에서 당선돼 대통령직에 올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당선 직후 권력 강화에 집중했다. 특히 지난 2013년 검찰과 경찰이 집권당을 겨냥해 부패를 수사하자 사법당국 내 페툴란 굴렌 추종자들이 사법 쿠데타를 벌이려 하고 있다며 역공을 펼쳤다. 이후 굴렌과 추종자들은 정계와 법조계, 언론계에서 모두 축출됐다. 다만 일부 군부에는 지지기반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기반이 사라질까 두려워진 군부의 굴렌 추종자들이 이번 쿠데타를 주도했다고 주장한다.

사실 터키는 지난 50년간 5번의 쿠데타 기도가 있을 정도로 정치가 불안정하다.

지난 1960년 5월 군인이자 정치가인 카말 귀르셀은 쿠데타를 일으켜 당시 대통령이던 아드난 멘데레스를 몰아냈다.

이어 1971년에는 좌파세력과 민족주의자간의 대립이 격렬해지자 군부가 권력을 장악하며 쿠데타가 일어났다. 당시 총리였던 쉴레이만 데미렐은 자리에서 물러났고 군부는 1973년에 이르러 계엄령을 풀었다.

1980년데도 쿠데타는 일어났다. 케난 에브렌 참모총장은 기존 헌법을 무시하고 군 최고사령관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주는 개정헌법을 만들었다. 독재정치를 일삼던 그는 1989년 헌법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퇴임했다.

이어 군부는 1997년에 네흐메틴 에르바칸 총리를 몰아내기도 했다. 당시 군부는 에르바칸 정부가 터키의 세속주의와 친서방 전통을 위협한다며 세속주의 철저 준수운동을 벌였고 결국 에르바칸 총리는 자진해 퇴진했다.

터키 헌법은 군을 ‘국가의 수호자’로 표현한다. 군이 정치에 개입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뿐만아니라 과거 쿠데타 세력은 집당을 축출한 뒤 2~3년 후 민간에 권력을 이양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쿠데타는 합동참모본부와 육군, 해군, 공군 모두 합의해 일으킨 과거의 쿠데타와 달리 전체 군부를 설득하지 못하며 실패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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