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삼성에 지금 필요한 것은 변방의 창조성"

  • 등록 2014-10-01 오후 1:14:01

    수정 2014-10-01 오후 3:06:00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삼성에 지금 필요한 것은 변방의 창조성이다.”

진보성향 학자로 꼽히는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1일 삼성전자(005930)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수요사장단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신 교수는 “중심부는 자기 권력을 지키기에 급급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며 “삼성은 자신이 중심부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변방의 창조성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삼성수요사장단 회의에서 ‘사람과 삶’을 주제로 강연했다. 삼성 측에서 ‘우리 사회에서 진보의 가치’에 대해 듣고 싶다는 요청이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 교수는 “삼성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있고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며 삼성에 비판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삼성이 걸어온 길을 보면 그 시대 신자유주의 경제 환경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쩔수 없었던 부분이 분명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삼성이 세월호에서도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월호가 침몰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물리적으로는 상층만 증축하고 평형수를 비워놨기 때문”이라며 “사회라는 배에서 평형수는 노조와 하층민인만큼 이걸 든든하게 채워줘야 중심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에도 노조가 필요하다는 뜻이냐고 묻자 신 교수는 “그렇게 들었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신 교수는 “제왕권이 강화되면 강화될수록 무너진다”며 “진보는 빵(자본)이 아니고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20여 년을 무기징역수로 복역하다가 풀려났다. 신 교수는 투옥 중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집필했다. 지난 2006년말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에서 정년 퇴임한 신 교수는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신영복 함께 읽기’라는 인문학 수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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