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거래소 기자간담회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지연되는 것은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당초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양적완화 축소가 시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연방정부가 부분폐쇄(셧다운)을 맞는 등 정치적 갈등이 고조되자 양적완화 축소가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이머징 시장에서 유출되던 외국계 자금이 다시 회귀하는 등 글로벌 증시에 유동성이 풍부한 모습이다.
서 연구원은 “현재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지연됐을 뿐, 시행된다는 자체에는 이견이 없는데 달러와 금리가 동시에 모두 하락하고 있다”며 “미국 경기에 대한 의심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구리나 유가 등 상품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도 지적했다. 보통 달러 약세 국면에서는 이 상품들의 가치가 대체상품으로 상승세를 보인다. 서 팀장은 “상품가격의 하락은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것”이라며 “가격을 올리려고 해도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고용지표 역시 속을 들여다보면 좋은 모양새는 아니라는 평가다. 55세 이상 장년층의 고용 참여율은 상승세지만 사회초년생의 참여율은 감소세에 있어 안정적인 고용시장과 거리가 먼 모습이다. 미국 운전자의 주행거리를 엿볼 수 있는 ‘가솔린’ 가격 역시 수요 부족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서 팀장은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려면 매크로 환경이 뒷받침되거나 실적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마뜩찮은 상황”이라며 “증시 상단 도약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달 코스피 밴드로는 1970~2100선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