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하루동안 손바뀜이 일어난 주식은 모두 1억3322만주로 지난 99년 3월 4일(1억1940만주)이후 가장 적었다. IT거품 붕괴이후 이렇게 거래가 부진한 날은 없었던 것.
증시 전문가들은 `거래량 바닥은 주가바닥을 선행한다`는 격언을 인용하면서도 추가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에 유의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거래량 바닥, 주가바닥을 선행한다지만...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 연구위원은 "특별한 호·악재도 없고, 상승모멘텀도 존재하지 않는 횡보장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해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분위기는 일정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급적 측면에서도 최근 기관과 투신권이 매도 우위를 보이는 것은 기관의 신규 자금이 유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나마 들어온 자금은 해외펀드로 나가는 등 유입폭과 속도가 매우 미진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게다가 현재 투신사의 주식보유비중이 94%에 달하는 등 더이상 살 여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 유동자금도 갈 곳이 없다보니 MMF등 부동자금을 대변하는 금융상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형렬 키움증권 투자전략 선임연구원도 "거래부진의 원인은 시장약세가 제한될 수 있는 명분이 미약한 데 원인이 있다"며 "특히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에도 불구하고 주가하락이 지속되는데다, 실적발표를 앞둔 하이닉스 주가하락이 더해져 저점 매수의 의지가 상실된 결과"라고 밝혔다.
다음주 옵션만기일이 예정되어 있는데다, 2월 셋째주 중국, 대만증시의 설연휴 불확실성이 더해져 시장참여자가 소극적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유동성을 주식시장에 집중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정시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거래급감, 반등때 매물부담 적은 것은 긍정적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투자전략 연구원은 지수가 하락할 때 거래가 줄어드는 것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거래량을 수반해 주가가 하락하는 것에 비해 반등때 매물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앞으로 기관의 손절매로 거래가 증가하지만 않는다면 지금의 거래량 급감을 바닥권에서 나타나는 신호로 해석 할 수 있다고 그는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경계심이 커진 점,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며 업황전망이 어두워진 점, △엔/원 환율이 개선기미를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이날을 포함한 최근의 거래부진 장세 배경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