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제공]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천성산 지킴이" 지율 스님이 단식해제 조건으로 내세운 "발파작업 중단"과 "3개월간 공동 환경조사"를 수용하기 어렵고, 최근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대안노선에 대해서도 "대안이 아니다"는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철도시설공단 한 고위 간부는 1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히고, 2일경 공단 최종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 밝혔다.
최근 지율 스님측은 정부측에 "토목공사는 진행하되 발파공사는 3개월간 보류할 것"과 "3개월간 환경영향평가 공동조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또 최근 일부 학자들은 기존 관통노선이 아닌 대안노선을 내놓아 관심을 끌기도 했다.
2003년 5월 노선재검토위원회에 참여했던 부산가톨릭대 김좌관 교수 등은 최근 정부측에 대안노선을 제안했다. 기존 관통노선은 경주~울산~천성산(터널)~금정산(터널)~부산역인 반면 제시된 대안노선은 경주~울산~천성산(낮은 능선대, 양산)~금곡(경부선 이용)~부산역이다.
김좌관 교수 등은 대안노선을 택할 경우 기존 관통노선보다 시간적으로는 5분 정도 더 걸리지만, 천성산에 긴 터널을 뚫지 않아도 되기에 최소 3700억원 이상 절약할 수 있고, 완공시점도 정부가 제시한 2010년보다 1년 빨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안노선은 천성산 옆을 스치듯 지나간다고 할 수 있다.
공단측 "지율 스님 조건 들어줄 수 없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지율 스님이 제시한 두 가지 조건은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공동 환경조사 요구에 대해, 그는 "1992년과 2002년 자연변화정밀조사 등을 실시했고, 2004년 8월 법원의 결정에 따라 잠시 공사를 중단하기도 했으며, 지난 해 10월 환경부가 재검토를 한 자료를 법원에 내기까지 했다"면서 "이미 여러차례 환경조사를 했고, 현재까지 195미터 정도 파 들어간 상황에서 환경 조사를 받아들이기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천성산 터널공사를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공동 환경조사를 한다해도 지금까지 정황으로 볼 때 합의점에 도달하기도 어렵다"면서 "찬반 양쪽이 공동으로 조사를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덧붙였다.
또 발파작업 중단 요구에 대해, 그는 "지금도 공기가 지연되고 있으며, 발파작업을 하지 말라는 말은 더 이상 공사를 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면서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단측 "대안노선은 이미 검토 대상이었다"
대안노선에 대해서도 그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이번에 나온 대안노선은 2003년 노선재검토위원회에서 8개 노선을 놓고 2개월간 현장 검토할 때 나왔던 노선이다"면서 "이번에 대안노선을 내놓은 학자들도 당시 재검토위원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노선은 2003년 국무총리실에서 최종 결정된 뒤 공사에 들어가 600억원 가량의 공사비가 지출되었다"면서 "공사가 지연되면 한 해 2조원의 손해가 발생해 더 이상 지연시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율 스님의 오랜 단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는 "그동안 여러 차례 스님과 손잡고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여러 이유로 함께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천성산 문제에 대해 청와대와 건설교통부, 환경부와 함께 논의를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2일 경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