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하정민기자] 세계인의 축제 아테네 올림픽 개막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달 13일부터 열리는 아테네 올림픽은 108년의 오디세이 후에 근대 올림픽 발상지에서 다시 개최된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와중에 미국 경제학계도 올림픽 맞이에 바쁘다. "어느 국가가 메달을 몇 개나 가져갈까"란 질문을 경제학적으로 예측하려는 시도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다트머스대 턱 MBA스쿨의 앤드루 버나드 교수와 UC버클리대 메건 뷔스 교수의 예측을 토대로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내놨다. 두 교수는 각국의 인구, 1인당 국내총생산(GDP), 과거 올림픽에서의 성적 등을 근거로 이같은 결과를 산출했다.
버나드와 뷔스 교수는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종합 1위 국가는 미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은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도 종합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다만 획득 메달 수는 이전 올림픽에 비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시드니에서 총 97개의 메달을 가져간 미국은 이번에 93개의 메달을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위는 83개의 메달이 예상되는 러시아다. 러시아역시 88개를 쓸어간 시드니 올림픽 때보다 메달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이어 중국(57개), 독일(55개), 호주(54개)가 5위권 안에 포진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의 경우 총 27개의 메달을 얻어 영국과 공동 8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두 교수는 전망했다. 시드니 올림픽 당시의 28개보다 하나 적지만 종합 순위는 오히려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 시드니 올림픽에서 종합 12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버나드 교수는 스포츠 강국들의 메달 싹쓸이 현상이 날로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이후부터 미국, 러시아, 독일 등 소위 올림픽 골리앗들이 가져가는 전체 메달 수가 꾸준히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미국이 가져간 총 메달은 전체 13.2% 였으나 이후 대회에서 이 비중이 계속 하락했다. 시드니에서는 10.4%였으며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10.1%로 하락할 것이라고 버나드 교수는 예측했다.
이는 국제 스포츠계의 평준화 현상과 무관치 않다고 그는 분석했다. 이제껏 올림픽에서 한 번도 메달권에 진입한 적이 없는 스리랑카, 카메룬, 바베이도스 등은 시드니 올림픽에서 최초로 메달을 땄으며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나드 교수는 "세계 경제 발달로 후진국의 삶의 질이 개선된 것이 올림픽에서의 성과로 연결됐다"며 "중국은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진단했다.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불과 28개의 메달을 땄던 중국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배가 넘는 59개를 거둬간 가장 큰 요인은 경제호전이라는 것.
중국 경제가 아직도 팽창 중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아테네 올림픽에서 중국이 자신의 예상보다 많은 57개 이상의 메달을 따더라도 전혀 놀랍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