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중대 고비, "파월 카드"의 내용은

프랑스 설득이 최대 관건..시장 선반응은 부정적
  • 등록 2003-02-05 오후 4:24:00

    수정 2003-02-05 오후 4:24:00

[edaily 전미영기자]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유엔으로부터 이라크에 대한 무력 제재 승인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특별회의에서 파월 장관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에 대해 얼마나 설득력 있는 증거를 내놓느냐에 따라 국제사회의 이라크 공격 동참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결정적 증거 vs.납득할 만한 증거 미국이 이라크 공격을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파월 장관은 프랑스와 같은 전쟁 반대 국가들이 "수긍하지 않을 수 없는(compelling) 증거"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에 관한 미국 측의 주장에 무게를 싣기 위해 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파월 장관은 앞서 3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이라크의 무기 보유에 관한 "결정적 증거"는 없다고 시인했다. 다만 그 증거들이 "사실적이고 수긍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될 것이라고 규정하고 미국이 새로 공개할 내용들은 이라크가 사찰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유엔 무기 사찰단의 지난 주 보고를 뒷받침해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파월 장관이 새로운 카드를 펼쳐 보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이날 보고에서 각종 시청각적 자료를 활용해 이라크가 무기 사찰단을 기만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려고 시도하리란 것. 파월 장관은 또 안보리 보고를 마친 뒤 15개 안보리 이사국들과 개별 접촉해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한 지지를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2차 결의안 vs. "중대한 위반" 선언후 개전 파월 장관이 이번 유엔 연설에서 모든 이사국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데 실패한다면 유엔에서는 2차 결의안 채택을 놓고 지루한 외교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경우 미국은 사찰단의 보고와 이미 나온 증거들을 바탕으로 이라크가 유엔 결의안에 "중대한 위반"을 저질렀다고 천명하고 독자 공격을 선택할 수도 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5일자 더타임스 기고문에서 "사찰 시한을 무한정 연장하는 것은 무익하다"고 주장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현재 15개 유엔 안보리 이사국 가운데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지지하는 곳은 미국과 영국 이외에 불가리아와 스페인, 카메룬 등 8개국이며 프랑스와 시리아는 반대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멕시코와 파키스탄, 러시아의 입장은 아직 불투명하고 독일과 중국은 투표가 실시될 경우 기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엔 결의안 통과는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으로부터 찬성표를 얻어야 가능하며 5개 상임 이사국 중에서 한 국가라도 비토권을 행사하면 결의안이 채택되지 않는다. 이라크에 대한 2차 결의안은 멕시코까지 끌어 들일 경우 최저 조건인 9표는 충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2차 결의안 통과를 추진할 경우 가장 큰 난제는 상임 이사국인 프랑스의 비토권 행사 가능성이다. 프랑스는 파월 장관의 유엔 연설을 앞두고도 이라크에 대한 무력재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4일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이라크 공격의 정당성을 설득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라크 대통령은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 이라크를 무장해제 시키기 위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밝혀 무기 사찰단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라크의 무기보유 여부를 조사한 뒤에 무력제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시장 반응은 부정적 한편 5일 도쿄외환시장에서는 오후 들어 달러화가 주요국 통화에 대해 급락세를 보이며 파월 장관의 연설을 둘러싼 시장의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줬다. 미국이 유엔의 지지를 얻지 못한 채 일방적이고 독자적인 전쟁을 결행함으로써 더 많은 전쟁비용 부담을 안는 한편 국제적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오후 3시 57분 현재 유로/달러는 1.0928달러로 전장 뉴욕종가보다 0.42달러 상승했다. 유로/달러는 한 때 1.0932달러까지 상승, 199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달러/엔은 0.38엔 하락한 119.32엔에 거래됐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와 관련, 금융시장은 파월 장관이 미국이 독자 행동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시사한다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이날 뉴욕 증시에서도 매도 압력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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