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근무제 쓰기 좀 그래”.. 조직 내 '성차별' 때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24년 여성관리자패널조사 학술대회
기업의 일·생활 균형 보장 정년연장·계속고용 등 긍정적
  • 등록 2024-10-24 오전 9:20:20

    수정 2024-10-24 오전 9:56:02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남녀 관리자 모두 조직 내 성차별을 많이 경험할수록 유연근무제 활용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개최한 ‘2024년 여성관리자패널조사 학술대회’에서 조선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인지통계센터 부연구위원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남녀 관리자의 유연근무제도 활용과 조직 내 성차별 경험의 효과 차이’를 발표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시차출퇴근제, 선택근무, 재택근무, 원격근무 등과 같은 유연근무제 사용은 2021년 남성 15.2%, 여성 18,2% 등으로 2016년(남성 4.3%, 여성 4.0%)과 비교해 증가추세다.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확대되자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유연근무제는 근로자의 업무만족도를 높이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위드 코로나’ 상황으로 분위기가 바뀌며 유연근무제는 차츰 줄고 있다. 그런데 이런 전환에는 조직문화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조선미 부연구위원의 발표에 따르면, 성과중심주의 문화가 약하고 장시간 근로 관행이 강한 조직에서 여성관리자가 재택 및 원격근무제도를 사용할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성차별을 경험하는 것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또 성과중심주의 문화가 약하고 장시간 근로 관행이 강한 조직에서 여성관리자가 재택 및 원격근무제도를 사용할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성차별을 경험했다.

조선미 부연구위원은 “유연근무제 사용이 곧 성평등 제고로 이어지기 위해선 조직문화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화연 이민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실제 성과가 아닌 ‘회사에 얼마나 더 오래 앉아있었느냐’를 조직에 대한 헌신과 기여로 보는 조직문화에서 구성원이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면 성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날 고영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년 및 계속고용 제도와 조직문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고 연구위원은 “남녀 모두 정년까지 근무하는 데 기업의 일·생활 균형 보장이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반면, 위계적이고 경쟁적인 조직문화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년제도가 운영되지 않는 기업의 경우 최고경영자의 여성인력 존중 및 일·생활 균형 보장에 대한 의지 등이 여성관리자의 지속 고용 보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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