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인을 인수한 B씨도 가족들을 병원 직원으로 채용해 고액의 급여를 지급했고, 가짜 간병인을 서류에 올려 이들에게 간병비를 지급했다가 수고비를 제외하고 현금으로 다시 돌려받는 방식으로 법인자금을 횡령했다. A씨와 B씨가 약 14년간 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아낸 요양급여 등은 약 630억원에 달했다.
경기도 소재 요양병원에 자금을 투자해 수익금을 챙겨오던 C씨는 투자한 요양병원이 폐업하게 되자 투자자 5명으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직접 의료법인을 설립하고 요양병원을 개설했다. 이후 투자자들과 그 배우자들을 법인 임원으로 등재해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투자수익금을 챙겼다. C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타낸 요양급여 등은 124억원에 달했다.
의료기기판매업자인 D씨는 의사를 고용해 비뇨기과 의원을 개설했다. 이후 자신이 의사인 양 의사 가운을 입고 수술실에서 의사와 함께 수술을 하는 등 무려 65건의 무면허 의료행위도 함께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허위서류로 요양병원을 개설한 뒤 횡령을 일삼으며 630억원에 달하는 요양급여를 타낸 속칭 ‘사무장병원’과 의사가운을 입고 수술에 직접 참여한 의료기기판매업자 등 도민 건강을 위협하는 의약분야 불법행위들이 적발됐다.
김민경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장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3월 도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불법 개설 의료기관 근절을 위해 의약수사팀을 신설했다”며 “1년여 만에 의약분야 불법행위 9건을 형사입건하고 이 가운데 5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의약수사팀은 무자격자가 의사나 약사의 면허 또는 법인의 명의를 빌려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하는 사무장병원, 면대(면허대여) 약국 등 의약분야 불법행위를 전담하고 있다.
사무장병원의 경우 의료법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면대약국의 경우 약사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급한 요양급여 금액은 전액 환수조치된다.
김민경 단장은 “사무장병원 의심 기관에 대한 제보, 행정조사, 수사 의뢰, 형사입건과 수사의 효과적인 프로세스 구축을 위해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시·군·구 보건소와 더욱 긴밀한 협업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은 도민 건강권과 공정한 의료질서 확립을 위해 수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