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키워드]오너 리스크 해소되나… SK·롯데株에 쏠리는 관심

  • 등록 2015-08-17 오전 11:45:23

    수정 2015-08-17 오전 11:45:23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옥살이를 얼마나 오래 했는지, 형과 아우 중 누가 어떻게 회장 자리를 차지할지의 ‘스토리’는 사실 투자자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이러한 이벤트 종료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가 기업 성장과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일 뿐이다. 최태원 SK 회장의 광복절 특별사면,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간 경영권 다툼이 주식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17일 일본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는 일명 ‘장자의 난’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아들들의 경영권 분쟁을 판가름할 분수령이었다.

롯데홀딩스는 한·일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차지하는데 있어 필수인 회사다. 흡사 반도체 회로처럼 복잡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의 사실상 정점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주총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과 ‘지배구조 관련’ 두가지였다. 신 회장이 내건 개혁 의지가 담긴 안건이라는 점에서 처리 결과가 그에 대한 주주들의 지지 수준을 짐작케 할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롯데홀딩스는 고준샤(광윤사)와 종업원지주회, 이사진·계열사가 각각 30%씩의 지분을 갖고 있다. 신씨 형제는 2% 가량을 각각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총 결과는 신 회장의 완승으로 결판났다. 신 회장 측이 제시한 두 개의 안건이 과반 이상 찬성으로 통과됐다. 그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12개의 ‘L투자회사’ 대표이사를 차지해 주총 전부터 우세가 점쳐졌다. 특히 지난달 28일 열린 롯데홀딩스 긴급이사회에서 신 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후 처음 열린 주총이어서 의미가 더 큰 것으로 간주된다. 이사회에 이어 주총에서도 주주 지지를 확인 한 신 회장의 경영체제는 더욱 공고해지게 됐다.

그동안 불확실성으로 혼조세를 보였던 롯데그룹 계열사의 주가도 안정화되는 기미다. 오전 11시 20분 현재 롯데손해보험(000400)(1.03%)·롯데쇼핑(023530)(0.60%)·롯데칠성(005300)(0.58%)·롯데케미칼(011170)(0.42%)·롯데제과(004990)(0.31%) 등은 전거래일 대비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3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였던 롯데하이마트(071840)(0.16%)도 오름세로 전환했다.

다만 주총 이후에도 신 전 부회장의 법적 소송이나 추가 임시주총 등의 변수가 남아있어 롯데그룹의 오너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SK그룹주는 회사 최대 리스크였던 최태원 회장의 업무 복귀를 반기고 있다. 이날 오전 호실적을 기록한 SK증권(001510)SK케미칼(006120)이 최대주주인 유비케어(032620)는 각각 1.15%, 1.38% 올랐다. SK이노베이션(096770)(0.40%)·SK텔레콤(017670)(0.20%) 등도 소폭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재벌 총수 중 가장 긴 2년 7개월간의 복역 후 광복절 특사로 나온 최태원 회장은 경영 일선 복귀를 재촉하는 모양새다. 출소 직후 회사에서 가족과 임원진을 만난데 이어 휴일과 주말이 겹친 최근 나흘 연속 출근했다. 이날에도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를 소집하고 현안 보고와 투자·고용 확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광복절 특사의 이슈가 SK에 쏠린 점을 감안해 회사 경영 상태 파악 후 곧 내수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특히 잇따른 인수합병(M&A) 무산 등 오너 부재에 따른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라는 투자자 관심이 높다. 최 회장의 첫 현장 방문지로 지목되는 SK하이닉스(000660)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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