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종원 기자]발암물질인 공업용 실리콘겔을 사용해 전 세계적 리콜 사태를 불러온 프랑스 PIP사의 유방 보형물이 국내에도 반입돼 시술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유진성형외과 강태조 원장은 19일 “유방보형물이 파열돼 재수술을 한 40대 여성 환자 A씨의 가슴에서 PIP사의 유방보형물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 환자의 가슴에서 제거한 프랑스 PIP사 보형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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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환자는 2001년 충남 천안의 한 성형외과에서 유방보형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으나, 최근 한쪽 실리콘이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고 병원을 찾았다가 이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시술 당시 성형외과에서 터져도 인체에 무해한 다당류 보형물로 설명을 들었다”며 “지금까지 나타난 증상이 문제의 보형물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염증으로 고름을 빼내려 두 차례에 걸쳐 제거수술을 했는데 제거 뒤 PIP사 보형물인 것을 확인하고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식약청은 지난해 12월 PIP사의 보형물 시판 허가를 내리지 않아 내국인 피해 우려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반입된 것이 확인된 만큼 추가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전 세계 65개국에 수출된 프랑스 PIP사 유방보형물은 발암물질인 공업용 실리콘겔과 연료용첨가제를 사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을 일으켰다. PIP사 창업주는 살인 및 과실치상 혐의로 체포됐고, 회사는 불법 제조사실이 알려진 지난 2010년에 파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