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리아 지지"..아랍권 여론 분열

시리아, 반미 카드로 외교적 고립 탈피 시도
알레포 전투 치열..민간인 다수 사망
  • 등록 2012-07-30 오후 3:22:35

    수정 2012-07-30 오후 3:22:35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시리아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아랍권의 시각도 분열되고 있어 사태 해결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터키 등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민간인 학살을 비난하며 시리아 반군을 측면 지원하고 있지만 미국과 대척점에 서 있는 이란은 반군을 지원하는 다른 아랍권 국가들의 행위를 비난하며 아사드 정권을 비호하고 나섰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왈리드 알 무알렘 시리아 외무장관은 이날 이란을 방문해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 등 이란 당국자들과 만나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회담 후 살레히 외무장관은 무알렘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사우디 등 반군을 지원하는 아랍권 국가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들 국가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정권을 시리아에 세우기 위해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시리아의 정권 교체가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라며 “반군을 계속 지원할 경우 이들 국가도 응분의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드 남조 이란 에너지부 장관도 지난주 시 리아의 전력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시리아를 홀로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란의 지원 사격을 받은 무알렘 시리아 외무장관도 “시리아를 지키기 위한 방위력은 충분하다”며 전투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어떤 외세의 침임에도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며 “현재 전투가 격화되고 있는 시리아 제 2의도시 알레포에서도 조만간 반군의 패배가 확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시리아가 반미 정서를 고리로 이란과 연합전선을 구축하면서 외교적 고립 탈피를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리아가 러시아와 중국에 이어 이란의 지지도 확보하면서 아사드 정권의 퇴진 문제는 미국과 그에 반대하는 세 력간의 대리전 양상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편 이날도 알레포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으로 160명 이상이 사망하는 시리아 사태는 전면적 내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한 정부군은 알레포에 헬기와 탱크 등을 동원해 반군 진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투가 치열해 지자 알레포에 거주하는 민간인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민간인 다수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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