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는 지난 7월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통해 자연경관지구의 한옥형 호텔 건물에 한해 제한적인 신·증축이 가능한 길을 열었다. 하지만 3개월만에 다시 건축을 규제하는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서울 중구 장충동의 한 특급호텔 건물 일부와 면세점 건물 신·증축에 제동이 걸렸다. 12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김연선 의원 등 일부 민주당 시의원들은 남산 등 자연경관지구에서 건물 신·증축을 제한하는 내용의 도시계획조례 제29조 일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개정된 도시계획조례에서 자연경관지구의 ‘너비 25m 이상의 도로에 접하면서 한국전통호텔업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건축행위를 허용한다’는 단서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이다.
서울시의회는 조례개정안을 오는 11월 정례회에서 논의를 거쳐 상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 특급호텔이 서울시에 제출한 면세점(2층)을 헐고 4층 호텔을 신축하고, 주차장 부지에 4층 면세점을 짓는 계획안에 대한 도시계획위원회 의사결정도 보류시킨다는 방침이다.
현재 이 호텔 이외에도 남산 자락에 자리잡은 하얏트 호텔, 밀레니엄힐튼 호텔도 한옥형 건축 양식으로 관광숙박 시설을 신·증축할 수 있다. 이밖에 북한산 북악연립주택·성북동길 주변, 인왕산 자하문길·사직로 등 서울시내 12개 자연경관지구도 한옥형이면 관광호텔을 건축할 수 있어 자칫 난개발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서울시의회가 자연경관지구의 건축 관련 조례 개정을 둘러싸고 3개월만에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실상 단서 조항에 대한 세부 내용과 파급 효과에 대해 면밀한 검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김연선 시의원은 “서울시 집행부와 도시관리위원회가 한국전통호텔이란 단서 조항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시의원들에게 제공하지 않아 지난 7월 조례 개정안이 통과된 것”이라며 “자연경관지구의 무분별한 훼손을 막기 위해 다시 조례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