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ESG 포트폴리오서 아다니그룹 퇴출

ESG 관련 2개 펀드서 아다니 주식 전량 매각
노르웨이 최대 연기금 KLP도 아다니 보유 지분 정리
불투명한 지배구조·운용 손실 확대 등 영향
"블랙록 등 500개 ESG펀드 여전히 아다니 주식 보유"
  • 등록 2023-02-28 오전 11:30:41

    수정 2023-02-28 오전 11:30:4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JP모건체이스와 노르웨이 최대 연기금인 KLP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인도 아다니그룹을 제거했다.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JP모건은 힌덴버그리서치가 지난달 24일 아다니그룹에 대한 주가조작·회계부정 폭로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ESG 펀드에 담았던 아다니그룹의 시멘트 제조 계열사 ACC 지분을 전량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JP모건은 2021년 5월부터 ‘글로벌 이머징 마켓 리서치 우량주 ESG UCITS ETF(상장지수펀드)’에 포함했던 ACC 지분 7만주 이상을 매각했다. ‘AC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리서치 우량주 ESG UCITS ETF’가 작년 7월부터 보유하고 있던 ACC 지분 1350주도 팔아치웠다. 두 펀드의 ACC 지분율은 0.04%였다.

힌덴버그의 보고서를 통해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 JP모건이 ACC 지분을 ESG 포트폴리오에서 배제한 주된 이유로 꼽혔다. 블룸버그는 “JP모건은 ESG 펀드를 통해 아다니그룹의 어떤 위험에도 더이상 노출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르웨이 최대 연기금 KLP도 힌덴버그 보고서 발표 이후에 아다니 그린 에너지 지분 전량을 처분했다. 아다니그룹이 호주 탄광업체 카마이클에 투자한 것이 문제가 됐다. KLP는 지난 10일 공시를 통해 친환경을 표방하는 아다니 그린 에너지 주식을 담보로 계열사인 아다니 엔터프라이즈를 통해 화석연료 기업인 카마이클에 자금을 조달해줬다고 비판했다.

아다니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폭락해 운용 손실을 확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아다니그룹의 시가총액은 힌던버그 폭로 이후 약 1500달러(약 197조 4500억원) 증발했다.

이같은 지배구조 리스크 및 대규모 손실에도 불구하고 블랙록, 도이체방크, DWS그룹 등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지수를 추종하는 다수의 ESG 펀드가 아다니그룹 주식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가장 강력한 ESG 규제를 시행하는 유럽에서 약 500개 ESG 펀드가 확인됐다. JP모건 역시 비(非)ESG 펀드에선 여전히 아다니그룹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는 MSCI가 아다니그룹에 대한 ESG 등급을 하향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아다니 토탈 가스, 아다니 그린 에너지는 여전히 A등급을 유지했다. 아다니 엔터프라이즈, 아다니 파워, 아다니 포츠 앤드 스페셜 이코노믹 존 등 3개사는 가장 낮은 등급인 CCC여서 더 낮출 단계가 없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샤론 첸 분석가는 “탄광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아다니 그린 에너지 주식을 담보로 사용한 것에서 입증된 것처럼 아다니그룹의 복잡한 부채 구조와 취약한 투명성은 ESG 우려를 더욱 키운다”며 “자금 조달시 (투자자들의) 접근을 방해할 수 있고, 달러 채권에 대한 기술적 지원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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