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참조기 5천톤, 영광굴비로 속여 판 일당 덜미

서울서부지검.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권오석 이윤화 기자] 지난 10년간 중국산 참조기를 국산 영광굴비로 속여 수천 톤을 판매해 온 일당이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부장 이준엽)는 중국산 참조기를 영광굴비인 것처럼 판매한 혐의(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박모(60)씨 등 15개 업체 관계자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은 또 같은 혐의로 관련자 1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박씨 등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산 참조기 5000톤 상당을 전남 영광산 굴비로 속여 대형마트와 백화점, 홈쇼핑 등에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이 들여온 중국산 참조기의 가격은 250억원 정도다. 검찰은 이들이 중국산 참조기를 국산 영광굴비로 속여 시중에 판매한 가격이 최소 650억원 가량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그간 사정당국에 적발된 가짜 영광굴비 사건 중 최대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적발된 업자들의 유통업체 납품은 모두 중단된 상황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 외에도 중국산 참조기 물량 중 상당수가 가짜 국산 영광굴비로 둔갑해 시중에 판매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수입되는 중국산 참조기의 물량은 연평균 3만톤정도다.

가짜 굴비의 유통을 막기 위해 굴비가 주요 산업인 전남 영광군은 2013년 ‘가짜 영광굴비 판매 대책’을 세워 생산자 이력제와 진품 인증태그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가짜 영광굴비의 경우 국산 영광굴비와 중국산 참조기를 섞어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국산 참조기의 크기가 국산 영광굴비와 비슷해 일반 소비자가 식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산 영광굴비는 해풍 방식으로 건조하지만 가짜 영광굴비 업자들은 냉풍기 등 인공적으로 생선을 말리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