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증시의 피로감 누적에 따른 자율적인 조정"이라며 "경계해야 한다거나 할 성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점 대비 100포인트 가량 빠지는 단기조정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추세에는 문제가 없는 만큼 조정국면이 나타날때 향후 강세장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6.40포인트(1.02%) 하락한 1589.37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 시장이 1% 넘는 하락세를 기록한 건 지난달 19일(-1.36%) 이후 근 한달만이다.
개장초 코스피 지수는 보합권에서 갈짓자 걸음을 반복했다. 간밤 뉴욕증시가 혼조세였던데다, 국내 시장에서도 기대감과 경계감이 팽팽히 균형을 이뤘던 것.
조정의 신호탄은 예상했던 대로 중국에서 울렸다. 상승세로 출발했던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가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자 코스피 지수 역시 오후 들어 아래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날 중국증시를 포함, 대부분의 아시아 증시는 뚜렷한 조정양상을 보이며 급등에 따른 부담을 해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계 철강 조선 등 중국 관련 기존 주도주들은 전일에 이어 오늘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철강 대표주이면서 시가총액 2위 종목인 포스코(005490)는 전날보다 0.24% 하락했으며, 현대제철은 7% 하락했다.
현대중공업(009540)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 등 조선주들은 이날 모두 하락세였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다시 시총 6위로 밀려났다. 기계 업종도 이날 4.01% 하락했다.
대신 자동차와 전기가스, 금융업, 종이목재 등 기존 소외주들이 주도주 바통을 이어받았다. 현대차(005380)와 기아차 등 최근 경영위기설까지 나돌았던 자동차 종목들은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기대감 속에 사흘 연속 오르며 부진을 씻어냈다.
한국전력(015760)이 2.65% 오르는 등 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모처럼 강세였다. 연초 강세를 보이다 최근 두 달여간 잠잠했던 금융주들도 새롭게 부활의 길을 모색했다. 국민은행(060000)과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대형 금융종목들이 견조한 상승세를 시현했다.
IT업종에선 삼성전자(005930)와 LG필립스LCD 등은 빠지고, 하이닉스는 오르는 등 선별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다만 지수가 하락하자 개인은 940억원을 순매도 하는 등 오랜만의 조정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여전히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프로그램 역시 순매수 전환하는 등 수급상으로는 부담이 없는 상황"이라며 "주도주의 하락도 급등으로 가격메리트가 적어진 것이지 펀더멘털의 변화는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심 팀장은 "경기회복 가능성과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등을 감안할 때 조정에 민감하게 대응하기 보단 저가 매수 전략으로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