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조진형기자]
신세계(004170) 이마트가 11월부터 직불카드를 활성화해 소비자들에게 0.5%의 마일리지 혜택을 주겠다고 14일 밝혔다.
그러나 이마트가 주는 0.5% 마일리지 혜택은 다른 할인점들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실효성이 의심되고 있다. 이미 직불카드를 받고 있는 홈플러스에서는 직불카드를 포함해 어떤 방식으로 결제해도 0.5%의 마일리지를 적립해주고 있다. 까르푸는 제휴카드를 통해 업계 최고수준인 0.8%의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고 있다.
또한 직불카드 활성화는 체크카드가 뜨는 추세와 비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권들은 이마트가 직불카드 가맹점 계약 요구에 안 받아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직불카드 활성화가 가능할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 0.5% 마일리지‥"경쟁사 비해 혜택없다"
할인점업계는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일리지 적립 제도`를 강화해왔다. 특히 할인점들은 올들어 각종 제휴카드를 선보이며 각종 마일리지 혜택을 주고 있다.
가장 많은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할인점은 한국까르푸. 까르푸는 지난 5월 현대카드와 제휴해 `까르푸클럽 현대카드`를 내놓고 구매금액의 0.8~0.9%를 적립해주고 있다. OK캐쉬백과의 제휴로 까르푸뿐 아니라 전국 OK캐쉬백 매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홈플러스는 마일리지 적립율도 높고 다양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와 제휴를 통해 내놓은 `홈플러스 신한카드`를 사용하면 구매금액의 0.75%를 적립해준다. 또 자체 마일리지 카드인 `패밀리 카드`를 운영하고 제휴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현금이나 직불카드를 통해 구입하더라도 0.5%를 마일리지로 적립해준다.
롯데마트도 제휴카드 대신 자체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해 구매금액의 0.5%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이마트는 현재 주요 할인점 가운데 포인트 적립비율이 가장 낮은 0.1% 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주고 있다. 11월부터 5배 늘려 0.5%의 OK캐쉬백 마일리지 혜택을 준다고 해도 이미 다른 할인점들도 실행 중인 사항이다.
특히 홈플러스나 롯데마트와 같이 어떤 방식으로 결제하든 0.5%를 주는 것에 비교하면 직불카드에 한해 혜택을 주는 이마트는 경쟁력이 뒤쳐진다.
할인점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직불카드에 한해 0.5% 정도의 마일리지를 주는 것은 이미 다른 할인점도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혀 새로운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는 오는 11월 1일부터 직불카드 시행과 함께 신규점포인 월계점과 용산점에서 1.5%의 현금을 돌려주는 대신 직불카드 이용시 0.5%의 마일리지를 적립해 줄 방침이다.
◇ 은행권 "카드사 협상용" 의문제기
직불카드란 고객이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시 가맹점에 설치된 단말기를 통해 구입한 대금이 고객의 은행계좌에서 가맹점의 은행계좌로 즉시 이체되는 카드다.
직불카드는 신용카드와 같은 20% 소득 공제율을 적용받을 수 있고 카드 분실시에도 위험부담이 적은 장점이 있다.
직불카드는 지난 94년 도입된 이후 활성화에는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선 직불카드는 신용카드 단말기로는 읽히지 않는다. 별도의 단말기를 설치해야하는 불편이 있어 가맹점들이 기피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주요 할인점 중 유일하게 직불카드를 받고 구매금액의 0.5%의 마일리지를 적립해주고 있지만 다른 할인점들은 직불카드 도입을 하지 않고 있다.
올해 8월 기준으로 발급된 직불카드는 5960만장이 있고 가맹점은 전체 가맹점의 22%인 27만9752곳이 있다. 그러나 8월에 직불카드 결제건수가 5만건에 불과할 만큼 사용실적이 저조하다.
그 이유는 일반 신용카드가 사인만으로 끝나는 것과 달리 두 단계를 거쳐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직불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비밀번호를 손수 눌러야 하고 사인까지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은행 계좌에 현금이 있어야 한고 3개월 무이자 할부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따라서 은행들은 최근 직불카드와 신용카드를 합한 개념인 체크카드를 발행하고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으로선 직불카드 가맹점 계약을 원한다면 안해줄 이유가 없다"며 "그러나 이마트가 체크카드가 활성화되는 추세를 감안하고도 별로 실효성이 없는 직불카드 활성화를 추진하는 것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이마트측은 직불카드의 문제점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오늘 왜 그런 발표를 했는 지 의문이 든다"고 말하고 "실제로 직불카드를 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신용카드사와의 협상과정에서 유리한 국면을 위한 `협상용`인지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