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공주르포②)후보지는 `썰렁` 외곽은 `들썩`

연기 일대 농가주택만 찾아. 4배 이상 뛴 곳도 수두룩
조치원 서부지역 월하리· 쌍전리 일대 외지인 몰려
  • 등록 2004-07-12 오후 3:28:34

    수정 2004-07-12 오후 3:28:34

[edaily 윤진섭기자] “시세보다 20% 정도 싼 매물이 나와 있지만 규제 때문에 살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 거래가 완전히 중단된 상태입니다”(연기군 남면 종촌 신행정수도 공인 관계자) 충청남도 연기·공주가 신행정수도 후보지 4곳 중 평가 1위로 발표됐다. 각광이 당연히 비춰졌겠지만 현지는 그렇지 못했다. 최종 입지로 결정된 연기·공주, 그 중에서도 중심인 종촌리의 부동산시장은 산란하는 빛의 미광조차 찾기 쉽지 않았다. ◇거래 한산..이주자택지 분양 기대한 농가주택 매입 문의만 많아 발표 직후 시세보다 싼 급매물은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각종 규제에 매수세가 `뚝` 끊기면서 매물만 쌓이고 있다는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 종촌리 면사무소 인근 신행정수도 공인 관계자는 “바깥은 불경기라고 하지만 여기에선 `허튼 소리`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현금을 싸들고 서울이나 부산 등에서 매물 찾으러온 사람들이 발표 이후 북적거렸다”라며 “그러나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각종 규제 때문에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어, 다들 발길을 돌리고 만다”고 말했다. 현재 종촌리와 남면, 동면, 서면, 금남면 등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200㎡(60평이상)은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하고, 농지는 해당지역 거주자, 임야는 해당지역이나 붙어 있는 시,군에 6개월 이상 살아야 한다. 종촌리의 복지공인 관계자는 “문의하는 손님한테 주소지부터 물어보는 게 우선”이라며 “거래 허가가 가능한 통작거리(반경 20km)내인 대전 유성구 노은동 일대 손님에게만 시세를 알려주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거래허가구역이 가능한 구역내 사는 사람이라도 도로변 전답이 평당 30만~35만원 선, 임야가 평당 10만~15만원선이란 이야기에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복지공인 관계자는 덧붙였다. 모든 거래가 규제로 인해 묶였지만, 상대적으로 외지인의 문의가 많은 부분도 있다. 바로 농가주택이다. 남촌공인 임진수 대표는 “가격을 불문하고 수용예정지 농가주택을 사달라고 한다”며 “가격도 1억~1억5000만원 안팎으로 저렴하고 이주자택지를 분양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대다수의 문의자들이 다른 건 찾지 않고 농가주택만 선호한다”고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 그는 “올 초 2000만원 정도에 거래된 대지 60평짜리 농가주택이 6000만~7000만원을 호가하고 있지만 매물이 없다”고 말했다. 농가주택엔 `사자`세력이 몰려 가격 급등 속에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농가주택이 인기를 끄는 데는 공영개발때 주택이 수용되는 원주민에게는 조성원가의 70%선에 단독택지(이주자 택지) 분양권을 주기 때문. 기회는 기회를 노리는 사람들에겐 온전하게 찾아오는 듯 느껴졌지만 낙관은 금물이었다. 실제 판교나 화성동탄, 파주 교하 등의 이주자 택지 가격은 비싸게는 3억원에서 최소 2억원의 웃돈이 붙어 있다. 그러나 농가주택에 대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현장중개업소조차 이런 투자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연기군 금남면 학산공인 김모 대표는 “현재 거래되는 농가주택은 주택과 텃밭을 합쳐 150평 내외가 대다수여서, 토지거래허가(60평 이내)를 피할 수 없다”라며 “여기에 전가구원이 해당지역으로 주소를 옮기고, 무주택자여야 하는데, 요즘 농가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갖고 사는지 알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장 조사를 나온 연기군청 건축과 관계자는 “이미 집이 있는 경우 회사발령과 규모 등을 현장 조사해 허가를 내준다”며 “무주택자 외에는 원칙적으로 허가를 내주지 않을 방침이고, 위장전입자는 행정절차를 밟아 퇴거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발 빠른 투자자 `투자 안전지대` 찾아 외곽으로 빠져 발 빠른 투자자들은 후보지 인근 `투자 안전지대` 탐색에 나서고 있다. 특히 조치원 일대는 거래가 끊긴 남면, 동면 일대와는 달리 중개업소 별로 지도를 펴놓고 발표된 후보지와 특례지역을 일일이 체크하며 안전지대를 찾는 투자자와 중개업소 사장간의 분주한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조치원에 위치한 충청공인 박모 사장은 “짙은 관망세속에서도 고수들은 후보지를 약간 벗어난 지역을 찾아달라는 매수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라며 “서면 월하리와 신내리, 고복리, 서창리 등 조치원 서부지역과 그리고 연기군 전의면ㆍ청원군 현도면, 봉평리 일대가 `관심 0순위`지역”이라고 귀띔했다. 또 그는 “월하리와 쌍절리 일대 진흥지역 내 전, 답은 작년에 10만원 선이었는데, 현재는 3배가 뛴 3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라며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소형 필지 급매물들이 속속 소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군 전의면·청원군 현도면 대로변 관리지역도 한 달 전보다 배 이상 오른 평당 30만∼4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특히 현도면의 경우 당초 새 수도 수용지역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에 제외돼 투자자들이 몰려 값이 많이 뛰었다고 중개업자들은 전한다. 한 중개업자는 “개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주택건설업체들도 땅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자고 나면 평당 1만원씩 오른 곳도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아예 청주시 강서동이나 삼남택지개발지구 쪽 토지를 찾는 수요도 있다. 서울에서 내려온 유모씨는 “서부지역이 인기라고 하지만 언제 규제로 묶일지 몰라, 아예 안전 투자로 청주시 강서동과 삼남택지개발지구 내 구획정리 토지를 소개받았다”라며 “평당 300만원 내외의 토지인데, 급매물이여서 270만원 내외에서 거래를 틀 생각”이라고 전했다. 생각은 다양했고 풍부했다. 토지시장이 각종 규제로 묶이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조치원 내 아파트가 인기를 끌면서 가격도 상승하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에 분양된 신흥푸르지오는 가격 상승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지난 9일 계약 만료 후 95%의 계약률을 보인 것으로 파악된 신흥푸르지오는 관계 당국의 집중단속에도 불구하고 여러곳의 중개업소가 문을 열고 분양권 거래에 적극 나서고 있었다. 아시아공인 이모 이사는 “현재 전평형에 걸쳐 호가는 3000만원 선이지만 실제 거래가격은 2500만~2700만원선”이라며 “하루에 5건 내외 거래가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분양가격이 평당 450만원이상에 분양되면서 평당 200만원 내외에 머물던 주변 신동아, 욱일 1차 등의 시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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