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유로화와 함께 뛴다

  • 등록 2003-05-28 오후 3:52:25

    수정 2003-05-28 오후 3:52:25

[edaily 김윤경기자] 금값은 유로화를 좋아한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요즘 금값도 신나게 뛰고 있다. 금값과 유로화의 상관도가 높은 이유는 간단하다. 금값은 달러화로 매겨지고, 최근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싼 값에 금을 매입할 수 있게 되면서 금의 매력이 높아진 것. 싱가포르 현지시각 28일 오후 1시5분 현재 뉴욕시장의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66.50달러로 4월 저점에 비해 14% 올랐다. 전일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는 지난 해에 비해 22% 떨어졌다. 달러화 가치 하락은 최근 조지 소로스 등 "투기"세력들로 하여금 금을 매입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2월 4일 이후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의 금 선물 매수계약은 6만5741건에 달한다. 금값이 6년래 최고치에 달하기 하루 전인 2월 4일 이러한 순매수(net-long) 포지션은 6만6814건으로 7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세계 최대의 헤지펀드그룹인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인 소로스는 지난 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달러를 팔고 금을 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금값이 곧 7년만에 온스당 400달러까지도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주식과 채권에서 금으로 갈아타야 할 지 머뭇거리게 됐다. 금값은 지난 2월 이라크전이 시작되기 이전에도 강세를 보인 바 있다. 이라크전이 금융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는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 금 선물가격은 6년래 최고치인 온스당 390.80달러까지 뛰었다. 그러나 종전 이후 지난 달 온스당 319.80달러까지 떨어졌었다. 이 기간 금값과 유로화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고 유로화와 금값의 상관계수(correlation coefficient)는 0.96에 달했다(최대치=1). 그러나 이 상관계수는 전쟁 시작과 함께 0.29까지 내려갔다가 최근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UBS워버그 런던사무소의 애널리스트 존 리드는 "이라크전 이후 금값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달러화 가치가 급속도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 못했기 때문에 금값이 이렇게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도 못했다"고 말한다. 퍼스트이글골드펀드를 운용하는 장-마리 에베일러는 "금 강세장 초입에 있다"면서 지난 해 비해 금값이 25% 오르면서 펀드의 자산가치가 배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70년대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소로스 등 투기 세력들은 사실 금 이외의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한다. 뉴욕 증시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3년간 40% 떨어진 이후 올들어 8.1% 오르는데 그쳤고 그나마 지난 주에는 3월 이래 최대폭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채권수익률은 45년래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1.6%를 기록했고 4월 실업률은 6%까지 올라 8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지난 22일 1958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인 3.32%까지 내렸다. 기존 3억달러 외에 올들어 3000만달러를 금 펀드에 추가 투자한 존 헤서웨이는 "주식은 지난 3년간 수익률이 너무 저조하고 채권수익률 역시 너무 낮다"면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종이자산(주식, 채권 등)에서 물질자산으로 갈아타는 것이며 금이야 말로 확실한 투자수단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금값이 올해 온스당 400달러까지는 뛸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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