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만성 콩팥병 환자는 급격히 증가 추세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17년 20만3,978명이었던 만성 콩팥병 환자는 2021년 27만7,252명으로 5년 사이 약 36%나 증가했다. 6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79%를 차지할 정도로 고령층의 유병률이 높다. 나이 들수록 콩팥도 노화가 진행돼 기능이 떨어지는데, 보통 40세 이후부터 1년에 1% 정도 떨어지다가 다른 원인이 없어도 80세가 되면 콩팥 기능이 약 40%가량 떨어진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이지은 센터장은 “우리나라 성인 7명 중 1명은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지만 이러한 상태를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10% 정도에 그친다는 통계가 있다”라며 “신장 건강 상태는 쉽게 소변의 상태로 체크해 보는데, 정상 소변은 노란색이나 엷은 노란색이지만 소변 색이 짙은 갈색 또는 피와 비슷한 붉은색을 띠거나 거품이 많다면 콩팥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려운 만성 콩팥병
콩팥은 우리 몸속에서 각종 노폐물을 걸러내는 여과기와 같은 역할을 한다. 콩팥에는 필터 기능을 담당하는 사구체가 있는데 혈액이 이곳을 지나며 걸러진 노폐물은 세뇨관과 신우, 요관을 거쳐 방광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된다. 두 개의 콩팥이 하루에 걸러내는 혈액량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성인의 경우 약 180리터 정도로 소변량은 하루 1~2리터에 달한다.
◇ 조기 발견하고, 지중해식 식단으로 바꾸세요
만성 콩팥병은 진행 상태에 따라 1~5단계로 구분하는데, 초기 1~2 단계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3단계에서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위험군에 속하는 65세 이상이고 고혈압, 당뇨병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최소 1년에 한 번은 정기 검진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만성 콩팥병을 예방하려면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 등 원인 질환의 치료와 함께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유럽 임상 영양 및 대사학회(ESPEN)의 공식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이 콩팥의 건강을 돕는다고 알려졌다. 심장병이 있으면서 콩팥 기능이 약간 떨어져 있는 환자가 지중해식 식사를 지속한 경우, 저지방식 식사를 한 사람보다 5년 후 콩팥이 더 건강했다. 또 지중해식 식사가 당뇨병 환자에게 신장 기능이 악화되는 것을 현저하게 막아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신기능이 약간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지중해식 식단을 하는 것이 신기능을 보존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으며, 심혈관 질환으로의 이차적인 예방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중해식 식단은 곡물, 과일, 채소, 콩류, 견과류, 올리브유, 허브, 향신료, 생선, 가금류, 요구르트 등을 먹고, 붉은색 고기와 과자의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를 사용해 자신만의 지중해식 식단을 구성할 수도 있다. 밥을 지을 때 현미의 비율을 높이고, 끼니마다 두 종류 이상의 채소나 나물 반찬을 먹는다. 동물성 지방 대신 과일, 채소, 콩, 단백질과 같은 건강에 이로운 식물성 지방과 식이섬유를 섭취하고, 가공식품을 자제하는 원칙만 지키면 지중해식 식단으로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