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보호무역` 해법 물어본 현대차 입사시험

  • 등록 2017-04-02 오후 9:54:21

    수정 2017-04-02 오후 9:54:21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조선은 말기 대원군 이하응이 청나라를 제외한 다른 나라와는 통상·교류를 꺼리는 쇄국정책을 펴나갔습니다. 오늘날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 자동차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자유롭게 서술하기 바랍니다”

현대자동차(005380)가 지난 1일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 인·적성검사(H-MAT)에서 출제한 역사 에세이 주제다. 지원자들은 30분 동안 이 문제에 대한 답변을 500~1000자 내외로 써내야 했다.

현대차는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인적성검사에서 역사 에세이를 실시해 입사 지원자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가 ‘쇄국정책’이라는 화두를 던진 것은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뒤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해지고 이로 인해 자동차산업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역시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경제 보복 수위를 높이고 있어 현대·기아차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매출 비중은 80%에 달한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역사에세이를 추가한 이래 입사지원자들에게 시대와 기업에 대한 고민을 질문해왔다. 수니파 무장조직 IS(이슬람국가)가 활개를 쳤던 2014년 하반기에는 ‘제국과 세계화’에 대한 문제를 출제했고, 인공지능(AI) 기술이 화제가 됐던 작년 상반기에는 ‘르네상스의 의의와 영향’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한편 이날 현대차를 제외한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그룹 내 14개 계열사가 전국 각지에서 서류전형 통과자를 대상으로 인적성 검사를 실시했다. 인적성 검사 결과는 14일 발표된다. 1차 면접은 18~25일, 최종 면접은 5월 16~19일에 진행한다.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고등학교에서 실시된 현대차그룹 인적성검사를 마친 응시생들이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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