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서 못살겠다"…탈서울 행렬에 강남 전셋값 '하락'

강남 3구 동반 전셋값 하락 현상
위례·하남 등 2기 신도시와 경기도권으로 전세물량 빠져나가
갭투자 많아 전세공급>수요 현상 발생
  • 등록 2016-07-17 오후 4:46:09

    수정 2016-07-18 오전 7:42:52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서울 강남권 아파트 전셋값이 동반 하락했다. 기존 강남 임차 수요가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한 지역으로 빠져나거나 매매 수요로 전환하면서 부침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강남구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에 비해 0.18% 하락했다. 서초구 역시 0.10%, 송파구도 0.01% 떨어졌다. 재건축사업 속도가 붙으면서 올해 강남 3구 아파트값 상승세가 거셌던 것과 달리 전셋값은 올 들어 맥을 못 추고 있다.

올해부터 하남 미사·위례신도시 등 2기 신도시의 입주가 시작하면서 강남 3구의 높은 전셋값을 견디지 못한 전세수요가 빠져나가거나 매매수요로 전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시장이 활황세를 타면서 증가한 ‘갭 투자’(전세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것)자들이 전셋값을 올린 것도 오히려 전세 수요자의 외면을 받는 이유가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우성 아파트는 전용면적 84.69㎡가 지난해 7월에는 전세 6억원(3층)에 거래됐으나 올 7월에는 이보다 1억원 떨어진 5억원(6·9층)에 계약이 성사됐다.

올해부터 새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입주를 시작한 서초구 반포·잠원동 일대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1978년 반포동 경남 아파트 전용 97.79㎡가 지난해 8월 전세 5억 3000만원에 나갔으나 올 7월에는 3억원에 거래됐다. 반포 주공1단지도 전용 107.47㎡가 6억원대에 전세 시세가 형성돼 있었으나 올해는 5억 3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새 아파트 입주가 증가하는 지역은 기존 주택의 전셋값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내년부터 2018까지 전국적으로 70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는 점”이라며 “최근 재건축 이주가 몰린 과천처럼 국지적 상승세와 월세 증가에 따른 전세 품귀 현상은 여전하겠지만, 입주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지역은 역전세난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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