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통의동 집무실에서 수치 여사를 만나 “작년 보궐선거에서 민주국민연맹이 큰 승리를 거두고 수치 여사님도 당선된 것을 축하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버마의 민주화를 위해 중요한 첫걸음이었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이어 “개인의 행복을 포기하고 국민을 가족 삼아서 사는 인생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과 버마는 물론이고 더 자유롭고 행복한 세계와 아시아를 만들기 위해서 함께 힘을 합해 노력해 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수치 여사는 지난 보궐선거 승리와 관련, “미래 진전에 있어서도 상서로운 징조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수치 여사는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 출마, 45개 선거구 가운데 43곳을 선거로 이끌었다. 그는 특히 오는 2015년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유력한 대권 후보로 떠올랐다.
이에 박 당선인은 “버마의 민선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을 비롯해 서방의 여러 나라와 다각적으로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제가 의미 있게 보아 왔다”며 “한국도 버마 상황의 개선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 동참해 왔다”고 말했다.
수치 여사는 이와 관련 “당시에 저는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었습니다만, 말씀은 들었다”라고 말했다. 수치 여사는 ‘2013 평창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8일 닷새 일정으로 방한했다. 그는 방문 기간에 박 당선인 외에도 이명박 대통령, 강창희 국회의장 등과도 면담하고, 광주를 방문해 5·18 민주묘지도 참배한 뒤 광주시가 수여하는 명예시민증을 받는다.
수치 여사는 미얀마 독립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웅산 장군의 딸로,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살다가 지난 88년 이른바 ‘8888(88년 8월8일) 항쟁’ 당시 미얀마 민족민주동맹(NLD)을 조직해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89년부터 군부독재 체제 아래에서 가택연금 상태에 처했는데, 그 상황에서도 비폭력 평화투쟁 노선을 고수해 주목받았다. 1991년에는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며 지난 2010년 말에 가택 연금에서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