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박동현 기자] 2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통령 관저 주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찰은 평소 대비 경비병력을 늘리고 주변 통제를 강화했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위해 관저 인근으로 집결하는 모양새다. 탄핵 찬성 지지자들 역시 관저 인근에서 체포영장 집행을 촉구하고 있어 양측 간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 경찰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의 경계를 강화했다.(사진=박동현 기자) |
|
이날 오전 10시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 앞에는 경찰 통제선이 설치됐다. 라인 안팎으로는 경호처 직원과 사복 경찰 10여명이 뒤섞여 경비를 서고 있다. 관저 정문 인근인 명봉빌딩부터 한남초등학교 사이 약 500m 거리에는 수십명의 경찰과 사복경찰이 배치됐다. 길가에는 수십대의 경찰버스가 늘어섰고, 곳곳에 설치된 통제선이 인파의 유입을 막고 있다.
관저 인근 볼보빌딩에서는 건물 관리자와 윤 대통령 지지자 간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구국기도를 주도한 한 목사는 “나라살리기 예배 중인데 예배를 방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체포영장 집행을 두고 양측 간 날 선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모습도 보였다. 양측 간 실제 충돌이 벌어져 경찰이 제지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강서 주민 김모씨와 구로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윤 대통령이)체포될 일이 아니다”며 “한 몸 불살라서라도 막을 것이다. 죽을 각오를 하고 왔다”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열심히 싸우고 있다”면서 “윤 대통령이 자식이 있나, 뭐가 있나. 다 나라를 위해, 청년을 위해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한 50대 여성도 “우리 아이에게 공산주의가 판치는 나라를 물려줄 수 없기에 이 자리에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손에 ‘부정선 OUT 입법독재’ 푯말을 들면서 “오늘 체포영장이 불법이라고 알고 왔다. 그래서 그걸(영장집행)을 막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새해 첫 날인 전날 자필 서명이 담긴 메시지를 통해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공수처가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이란 전망에 지배적인 상황이다. 공수처의 체포영장은 오는 6일까지다. 공수처가 이날 체포영장을 집행할 경우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의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