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홍준표 적반하장" 진상조사 착수…洪은 "매뉴얼 따랐다"(종합)

與최고위서 홍준표 성토 터져 나와
김기현-홍준표 3월 설전 이어 갈등 재현
洪 "아직도 국민 정서법 기대나" 불만
  • 등록 2023-07-18 오후 2:05:39

    수정 2023-07-18 오후 2:13:06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국민의힘은 전국에 폭우 피해가 발생하던 지난 주말 골프장을 방문해 논란이 된 자당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진상조사를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반면 홍 시장은 “대구시 재난대비 메뉴얼에 어긋난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이 사항(홍 시장의 골프 논란)을 굉장히 엄중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사실관계와 진상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면서도 “이후 그에 대한 후속조치 이야기가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관계 진상조사를 진행 중인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현재 당 기조국과 조직국 차원에서 진상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는 홍 시장을 향한 성토가 터져 나왔다.

김기현 대표는 “여당 대표로서 자연 재난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런 때일수록 언행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당 소속 의원은 물론이고 당협위원장, 지자체장, 정부관계자 또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는 일이 없도록 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국민의 대표로서 헌신해야 할 공직자가 자신의 책무는 다하지 않고 지탄의 대상이 되고 나서도 적반하장 행태를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며 “수해로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골프장에 가는 것은 기본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생업을 포기하고 수해 현장으로 달려가 자원봉사자로 도움을 주고자 땀 흘리는 국민의 모습은 안 보이느냐”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폭우 와중 골프를 치러 간 홍 시장의 행동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당내 다수 의견”이라고 전했다.

홍 시장은 지난 15일 오전 11시 20분부터 대구 동구 도학동 소재 팔공 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치다가 비가 많이 오자 1시간여 만에 중단했다. 이를 두고 재난 대응의 총책임자인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진상조사가 김 대표의 ‘기강잡기’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대표와 홍 시장은 지난 3월 전당대회 직후 설전으로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홍 시장은 ‘전광훈 목사 우파 통일 발언’ 등으로 논란이 된 김재원 최고위원 징계를 놓고 김 대표를 향해 “눈치만 본다” 등 비판을 이어갔다. 김 대표는 “수차례 자중을 촉구했는데도 당내외 갈등을 증폭시킨다”며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국회를 떠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홍 시장은 대구에 수해 피해가 없었으며 주말 동안 개인 시간을 보낸 것으로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이날 당의 진상조사 착수 소식이 알려진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구시 재난대비 메뉴얼에 어긋난 행동을 한 일이 없다”며 “비상 2단계 발령 시 단체장은 관례상 위수 지역만 벗어나지 않으면 무얼하던 상관이 없다”고 항변했다.

이어 “골프를 이용해서 국민 정서법을 빌려 비난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아직도 국민 정서법에 기대어 정치하는 건 좀 그렇다”며 김 대표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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