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아르헨티나, 중국과 6.4조 규모 통화스와프 발동

체결한 통화스와프 중 일부 발동…환율 안정화
中 '일대일로' 체결국과 통화스와프로 영향력 확대
아르헨티나 경제 악화..물가 92.8% 폭등, 금리 75%
  • 등록 2023-01-09 오전 11:00:36

    수정 2023-01-09 오후 2:02:01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아르헨티나가 중국과 맺은 통화스와프 중 350억위안(약 6조4000억원)을 외환 안정화 정책에 발동하기로 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겔 페쉐 중앙은행 총재는 중국 인민은행 이강 총재와 면담 후 중국과 맺은 1300억위안(24조 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중 350억 위안을 아르헨티나 외환 안정화 정책에 사용하기 위해 발동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리에스에서 수백만의 국민들이 카타르월드컵에서 우승한 선수단을 환영하고 있다. (사진=AFP)
앞서 2018년 아르헨티나와 중국은 통화스와프 규모를 기존 700억위안에서 두배 가량 늘린 1300억위안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경기 침체에 빠지면서 페소화 가치가 계록 하락하고 아르헨티나의 채무 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다.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추가 증액 등을 통해 총 563억달러(64조원)의 구제금융을 받았고, 외화 부채 상환을 위해 외환보유고를 일정 수준 유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번 발표는 1300억위안 중 350억위안을 특별하게 쓸 수 있도록 중국 측이 승인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지 언론들은 아르헨티나가 중국의 ‘일대일로’ 이른바 ‘21세기 해상실크로드’ 공동건설 양해각서 체결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아르헨티나의 제2 교역국이기도 하다. 중국은 ‘통화스와프’를 일대일로 참여 국가들에 대한 구제금융으로 활용하고 있다.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재정난에 빠진 국가들을 지원하면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통화스와프는 외화가 부족해 위기에 닥쳤을 때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교환(swap)하는 외환거래다. 외화가 바닥났을 때 상대국 통화를 빌려 쓰는 일종의 외화 안전판이다. 아르헨티나는 페소화를 대가로 위안화 자금을 공급받고, 일정한 이자를 지불하는 대신 외화를 즉각 융통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넘기고 환율 안정을 꾀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와 중국 중앙은행 총재는 성명에서 “양 기관 간 통화 스와프 협상이 활성화되고 아르헨티나 시장에서 중국 위안화의 사용을 심화(deepening)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경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92.8%나 폭등했고, 기준금리는 연 75%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연초 달러당 102페소에 불과했던 페소·달러 환율은 6일 기준 179.24페소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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