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1~2세대 실손보험(1세대는 2009년 9월까지 판매, 2세대는 2009년 10월~2017년 3월까지 판매)의 경우 평균 16% 수준으로 인상된다. 3세대(2017년 4월~2021년 6월) 상품의 경우 안정화 할인혜택(8.9% 수준)이 올해까지만 적용해 사실상 8.9%의 보험료가 인상된다.
1·2세대 상품 가입자는 2700만명, 3세대 상품 가입자는 800만명 수준이다.
초기 가입자 인상률 30% 넘을 듯
내년도 실손보험료 인상률은 평균 14.2% 수준이지만 초기 가입자의 경우 보험료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갱신 주기가 5년인 초기 가입자들은 2017∼2021년의 인상률을 한꺼번에 반영할 뿐만 아니라 연령 인상분(1세당 평균 3%포인트)까지 더할 경우 30%가 넘게 인상되는 가입자도 나올 전망이다.
손해보험협회도 “가입한 상품의 종류·연령·성별 및 보험회사별 손해율 상황 등에 따라 실제 개별 가입자에게 적용되는 인상률은 다를 수 있다”며 “개별 가입자는 개인별로 보험계약 갱신시기에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원 B(여·40)씨는 “우리 부부는 1세대, 2명의 아이는 2세대 보험에 가입했다.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다”며 “실손보험 혜택을 잘 받지도 못하는데 보험료만 올라 해지여부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료비 2만원 이하면 서류 떼는 게 귀찮아서 청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둘째 아이가 크게 아파 입원한 적이 있는데 1인실에 입원하면 실손보험 혜택도 없었다. 해지하고 그 돈으로 저축하는게 더 나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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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4세대 환승 가입자에 1년간 50% 할인
협회 관계자는 “가입하고 있는 보험사의 상품으로 전환하는 경우에 한해 보험료를 지원하는 것”이라며 “시행시기는 업계 협의 후 추후 안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4세대 상품의 경우 보장성이 기존 1~3세대 상품보다 약해 실제 전환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4세대 전환이 여의치 않을 경우 보험업계의 실손보험 적자는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당초 내년도 실손보험 인상률을 20% 이상으로 계획했지만 정부 반대에 부딪혀 14.2%선에 그쳐서다.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손해액이 2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2년도 말에도 다시 한 번 실손보험료 인상률을 두고 진통이 예상된다.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보험업계는 사업비의 과다지출이라는 이유를 대지만 해당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으면서 보험료만 올리려고 한다”며 “과잉진료 등이 원인이라면 의료계와 협업해 이 부분을 해소할 것인지, 업계가 하기 어렵다면 정부당국과 조정해서 국민들이 편안하게 실손보험을 이용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잉진료 및 비급여문제 해결이 실손의료보험의 적자를 해소하는 중요한 방안”이라며 “개선방안을 마련해 정부당국에 건의하는 등 실손보험이 ‘제2의 건강보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