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미국 참전용사 고(故) 에밀 조세프 카폰 군종 신부와 호주 참전용사인 콜린 니콜라스 칸 장군에게 훈장을 수여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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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유엔사와 국군 의장병의 합동 도열 및 군악대의 연주를 통해 포상자 유·가족을 맞이했다. 국민의례에서 애국가와 함께 양국의 국가를 군악대가 연주하는 등 최고의 예우를 다했다는 설명이다.
카폰 신부는 1950년 7월 15일 6·25전쟁에 군종신부로 파병돼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박애를 실천한 ‘6.25전쟁의 성인’으로 불린다. 그는 전쟁 중 조국으로 탈출할 수 있는 몇 번의 기회를 거절하고 자진해서 전선에 남아 부상자를 돌보다 1950년 11월 중공군에 의해 포로로 잡힌 후 포로수용소 내 부상 당한 병사들을 돌보는 등 군종 신부로서의 사명을 다하다 1951년 5월 23일 포로수용소에서 사망했다.
2013년 4월 미국에서는 고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를 수여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는 카폰 신부의 조카인 레이먼드 에밀 카폰이 참석해 훈장을 대리 수상하였다.
국민훈장 석류장 포상자인 호주 참전용사 니콜라스 콜린 칸 장군은 1952년 7월 호주왕립연대 1대대 소대장으로 참전해 최전방 정찰 임무 수행 중 적군의 총탄에 폐 손상을 입었다. 이후 호주 정부로부터 전투임무수행 공적을 인정받아 1953년 6월 4일자 영연방호주공보에 올랐다.
칸 장군은 건강상 이유로 방한이 어려워 소감 영상을 통해 “훈장을 수여하는 것에 커다란 자부심을 느낀다”며 “한반도의 영속적인 평화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훈장을 대리 수상한 조카손녀 캐서린 엘리자베스 칸은 호주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오는 9월부터 천안 남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조교수로 근무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카폰 신부 유족에게는 국방부 유해발굴단이 보관한 6·25전쟁 당시 미군 철모를 활용해 카폰 신부가 착용하던 십자가가 달린 철모를 구현한 기념물을 만들어 선물했다. 철모에는 ’자유와 평화를 위한 거룩한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We will never forget his divine devotion to peace and freedom.)’라는 문구를 새겼다.
문 대통령은 또 칸 장군 가족에게는 호주군이 참전했던 가평전투를 기리고자 가평석을 활용해 국가유공자 명패를 모티브로 한 기념석패를 제작해 선물했다. 가평석은 1999년 호주 캔버라 전쟁기념관 내 한국전 참전비를 시작으로 시드니, 호바트 등 호주 전역 6곳의 한국전 참전비 건립에 활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