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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연예인 그룹 역시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장)
‘경제적 약자’ 소상공인과 여성경제인을 챙겨야 할 법정 경제단체장들이 검찰 조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장과 정윤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이야기다. 두 단체장 모두 내부 직원에게 고소·고발을 당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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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 소상공인의 권익 보호’를 목표로 하는 소상공인연합회는 일명 ‘걸그룹 춤판’ 논란으로 최근 유명세(?)를 탔다. 지난 6월 말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한 워크숍에서 걸그룹을 초청해 참가자들이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모습을 일부 언론이 보도하면서다. 분노한 소상공인들은 소공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몰려가 거친 불만을 쏟아냈다. 소상공인들은 “코로나로 폐업했는데 술 파티에 걸그룹까지 초청해서 파티를 벌이셨더군요”, “해체가 답이다”, “지금 때가 어느 땐데 모여서 술판이냐” 등 비판을 쏟아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춤판 워크숍 논란 직후 소공연 노동조합은 배동욱 회장의 ‘가족 일감몰아주기’, ‘보조금 전용’ 등 의혹을 제기하면서 배 회장을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노조는 배 회장이 취임한 이후 가족이 운영하는 화환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고 주장했다. 그간 소공연 화환 발주는 소속사인 화원협회를 통해 진행했는데, 배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가족이 운영하는 화환업체로 발주처를 바꿨다는 얘기다.
회장을 보좌해야 할 소공연 임원진은 아예 배 회장 탄핵에 나섰다. 배 회장이 독단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며 소공연을 ‘작동 불능’ 상태로 만들어 사유화를 시도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어렵고 엄중한 시기에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된 내용으로 인해 우리 700만 소상공인들은 물론, 국민들에게 심려를 드린 점에 대해서 보도 내용 진위를 떠나서 머리 숙여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소공연 지도부는 최근 윤리위원회와 인사위원회를 열어 노조 및 비대위 관계자 징계를 검토하며 다시 논란에 휘말렸다. 비대위는 이달 안으로 배 회장 탄핵을 위한 ‘원포인트’ 임시총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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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은 ‘폭언 논란’에 휩싸였다. 19대 국회 때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의원을 지낸 정 회장은 올해 초 술자리에서 한 직원에게 “야 이 XX야 너 똑바로 해, 이 개XX야” 등 막말을 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 같은 논란은 잦은 폭언에 시달린 직원 A씨가 최근 경찰에 정 회장을 고소하면서 알려졌다. A씨는 유급휴직을 내고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모욕죄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여기에 여경협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정 회장의 폭언 논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의준 상근부회장 해임을 결의해 논란을 더욱 키웠다. ‘회장을 보좌해야 하는 역할에 태만했고, 직원과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정 회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상근부회장 해임은) 이사들의 의견에 따라 의결한 것”이라며 “(이 부회장은) 지난 2월부터 나와 단둘이 대화한 녹음 내용을 직원에게 넘겼다. 사유가 있다고 판단해 이사들이 긴급 안건으로 올려 이사회 의결을 했다”고 해명했다.
최근 폭언 논란과 관련해서는 “부하 직원에게 욕설을 한 것은 제 잘못”이라며 “검찰에서 조사할 사안이니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 저는 중기부에 폐를 끼치거나, 저와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누가되는 건 싫다”고 사과의 뜻을 표시했다.
이처럼 두 단체가 논란에 휩싸이자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고강도 특별점검에 나섰다. 중기부는 해당 단체들에게 지급한 보조금 집행 내역을 들여다보는 한편, 조직 내부에서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면밀히 조사했다. 아울러 중기부는 이들 단체를 ‘공직유관단체’로 지정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공직유관단체로 등록되면 회장과 임원진이 재산을 신고하는 등 공직자에 준하는 지침을 지켜야 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조사 결과에 따라 행정처분을 할 수 있는 부분은 조치를 하게 될 것”이라며 “다만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 조사 중인 사안을 별도로 언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역대급 장마로 어느 때보다 두 단체의 역할이 절실한 시점이지만, 다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중기부가 시정명령이나 보조금 환수, 내년도 예산 삭감 등 조치를 취할 경우 두 단체장은 조직을 잘 이끌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가 어렵다.
또한 검찰이 정 회장을 기소할 경우, 정 회장은 재판을 받으며 법정 경제단체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소공연 역시 비대위가 배 회장 탄핵을 추진하면서 당분간 지도부 공백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두 단체 모두 조직 내부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경제단체로써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두 단체 모두 현직 국회의원을 배출할 정도로 경제적 역할과 권한이 큰 자리”라며 “법령에 의거해 국가보조금을 받는 경제단체들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다시금 그 존재와 역할에 대해 새겨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