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집값 하락과 거래 위축 문제를 반전시킬만한 획기적인 방안은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결국 지난 4·23 대책의 보완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근본적으로 현재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의 시각이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조정` 과정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집값이 폭락하는 사태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에서 가격 하락과 거래 위축이 1년 가까이 이어지며 `주택시장의 위기`를 호소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온도차가 크다.
◇ 집값 인식차, 정부 "조정국면"..시장 "위기"
정부 내부에서는 최근의 집값 하락과 관련해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 그 동안 상승폭이 컸던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조정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만 주택거래 위축에 따라 일부 실수요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판단, 이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다. 실수요자들에 대한 거래 불편을 없애줄 경우 입주지연에 따라 자금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건설업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 또 다른 관계자는 "입주물량이 풍부한 점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이후에도 안정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주택 수요가 있는 만큼 단기간 가격 급락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 집값하락 지속땐 경착륙 우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해 10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집값이 올 하반기까지 지속될 경우 경착륙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은다.
또 주택정책을 맡고 있는 정부와 시장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기 때문에 이를 시급히 좁혀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부가 탁상에서 정책을 만들어 내놓지만 실제 시장에 나가보면 20~30% 집값이 떨어진 급매물이 수두룩하다"며 "거래 자체가 안된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번 8·29대책이 나온다고 해도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란 지적이 많다. 결국 또 다른 대책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거래활성화는 단기간 내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집값 상승의 기대감이 사라진 상황에서 대출규제로 구매력까지 떨어지고 있어 호전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정부가 주택시장을 위기로 보지 않을 뿐더러 가계부채가 심각해 대책 마련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추가적인 부동산대책이 또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