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이번 결정으로 시중은행들의 부담은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준율 인상에 따라 여신운용에 제약을 받을 수 있어서다.
반면 은행의 대출여력이 줄어들 경우 최근 급등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요인으로 작용할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지준율 인상..시중은행 대출영업 위축 전망
지준율이 인상되면 시중은행들이 예금액 가운데 한은에 예치해야 하는 규모가 증가하는 만큼 대출여력이 그만큼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따라서 시중은행들은 일정부분 대출영업을 줄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지준율 인상으로 조달비용이 높아질 경우 대출금리도 상승할 수 밖에 없어 대출수요를 억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시중은행들은 한은이 지준율 인상을 결정하자 향후 자금운용 등을 놓고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지준율 인상이 콜금리 인상에 비해 즉각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만큼 가계나 기업대출이 위축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지준율 인상으로 대출증가세가 둔화되고 부동산 가격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양진모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통화승수 증가율이 상승세를 보였을때 6개월에서 1년정도 시차를 두고 민간대출 증가율이 상승했었다"고 설명했다.
고유선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콜금리가 전체 경제와 자금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지준율 인상은 은행권의 대출, 특히 가계 대출에 집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경제적 충격은 최소화 하면서 효과적으로 부동산 유입 자금을 억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주식시장 영향은 `별로..`
주식시장의 경우 이번 지준율 인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중의 유동성이 줄어들지만 부동산자금은 주식시장 자금과 성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고유선 수석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의 대부분은 대출을 통해 조달되기보다 꾸준히 유입되는 적립식 투자 자금"이라며 "은행들의 수신금리가 대폭 인상되지 않는 이상 주식시장 유입된 자금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오히려 "중기적으로 보면 부동산 시장의 기대 수익률 하락에 따라 올해 조정을 보였던 주식시장의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원종혁 SK증권 연구원도 "부동산 자금과 주식 자금은 성격이 다르다"며 "지준율 인상이 주식시장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부동산 자금의 장기적인 추세가 줄어든다면 주식 시장으로 넘어 올 수 있겠지만 지금처럼 부동산, 주식, 채권 등이 모두 오르는 상황에서 기조적인 자금흐름이 변하진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준율 인상이 금리에 영향을 끼쳐 주식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보다는 오히려 주식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줄 수도 있다"며 "이에 따라 주식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부동산 수요는 줄어들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중은행의 대출여력이 축소되는 만큼 부동산 수요 위축이 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그동안 금융감독당국의 구두개입으로 주택담보대출 총량제가 행해졌다면 이번 한국은행의 지준률 인상은 이를 공식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미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실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결정은 단기적으로 수요자들의 구매심리가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김광석 스피드뱅크 실장은 "집값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인 풍부한 유동성을 금융권에서 제한하는 만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촉진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장기적인 영향은 적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수요자들의 심리를 위축시켜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으로는 이같은 규제가 서민경제에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지적됐다.
박합수 팀장은 "자금운용상 은행 영업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며 "주택담보대출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대출 등에도 악영향을 미쳐 경제활동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