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수연 홍정민 최한나기자]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은행, 보험사 등 금융회사들의 장단기 외화자산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은행과 보험사 모두 크게 걱정할 것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의 경우 외화자산을 외화 자체로 관리하고 있으며 원화로 바꿔 사용하기 위해 외화를 조달하더라도 충분한 헤지를 통해 위험을 분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외화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은행은
국민은행(060000), 외환은행, 우리은행 등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환율 움직임이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대책마련 등을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외화 예수금이든, 유가증권이든 들어온 만큼 헤지하고 있으며 외화를 조달해서 원화로 운용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외화를 조달해 원화로 사용하는 후순위채의 경우에도 헷지를 통해 위험을 분산시켜 놓았다고 강조했다.
노상칠 국민은행 외화자금팀 과장 역시 "은행권에서는 외화자산과 외화부채 포지션을 매일 관리하기 때문에 달러 급락이 진행되더라도 문제될 것 없다"고 말했다. 또 "은행은 외화자산을 환율에 연동하지 않고 외화 상태 그대로 관리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의 타격을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외환자산이 많지 않고 유가증권 규모도 크지 않다"면서 "더구나 외화자산이나 부채는 사후 환전과 관계없이 자체로 보유하고 있어 크게 우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다만 외화채 등 유가증권의 경우 환율에 연동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절대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는 않고 있는 상황.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외화 장기조달의 경우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통화 스왑을 통해 헤지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경우도 마찬가지. 최근 국내 금리 하락과 우량채권 품귀로 해외투자에 눈을 돌리는 보험사들이 많지만 대부분 환율 변동 위험을 파생상품을 통해 헤지하고 있다. 장기 자산운용을 하는 특성상 일시적인 환율 변동에 수익이 오르락 내리락 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보험사중 해외투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삼성생명으로 약 12조원을 해외자산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중 90%가 채권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하지만 채권에 대해서는 통화스왑 계약을 걸고 주식에는 1년짜리 선물환으로 헤지한다"고 설명했다.
각각 2조8000억여원과 3000억원을 해외에 투자하고 있는 교보생명이나 대한생명도 이와 비슷하다.
최근 원화값 상승은 뜻하지 않은 효과를 불러오기도 했다. 원화값이 오르자 헤지용 파생상품에서 2568억원이라는 대규모 평가익이 발생, 덩달아 삼성생명의 상반기 순익도 전년동기비 무려 62%나 증가했던 것.
보험사들이 대규모 이익을 낼 경우 `보험계약자들에게 보험금을 많이 받은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눈길을 받기 십상이라 삼성생명은 이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는 후문.
삼성생명은 "통화스왑계약 등에서 발생한 평가익은 채권 만기가 되면 `0` 이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당기순익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달러/원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만간 해외로 나갈 계획이 있는 여행자라면 신용카드 사용에도 꼼꼼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기본은 `가능한 현금을 아끼고 신용카드를 쓰자`다. 가까운 시일내에 해외로 나가야 한다면 당장 필요한 만큼만 달러로 바꾸고 나머지 금액은 현지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좋다.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카드를 사용한 시점이 아닌 카드 결제 정보가 국내 카드사에 접수되는 시점의 환율이 적용된다. 카드로 현지에서 물건을 구입한 후 승인을 거쳐 결제 정보가 국내로 들어오기까지는 최장 일주일 정도가 소요된다. 즉 이 기간동안 환율이 떨어진 비율에 따라 같은 금액의 달러를 썼더라도 적은 원화로 갚을 수 있는 셈이다. 그만큼 환율하락은 대세라는 것.
현재 1100원인 환율이 1주일 후에 1080원으로 20원 내렸다고 가정해보자. 500달러를 현금으로 바꾸려면 55만원이 들지만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500달러를 사용하면 나중에 결제할 금액은 54만원(1080원 적용)이 된다.
단 해외에서 할부서비스를 이용해 나눠서 갚게끔 했어도 국내 카드사에는 전체 금액이 한꺼번에 접수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환율상 이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