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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는 의대 증원에 반발해 사직한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진료 유지 명령 및 업무 개시 명령을 내렸으며 이를 위반하면 의료법에 따라 의사 면허 자격을 정지하겠다고 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중 92.7%인 1만1935명이 계약 포기 및 근무지 이탈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기준 7088명에게 면허 정지 행정처분 사전통지가 발송됐다.
“처분 유예 기간 따로 있을 수 없어”…3월 복귀 시 정상 참작 여지
박 차관은 전공의들에게 “3월 안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 결정이 더 늦어질수록 의사로서의 개인 경력에도, 여러분의 장래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촉구했다.
박 차관은 이탈 전공의들의 면허자격정지 처분에 대한 유예 기간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사전 통지를 할 때) 기간을 정해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안내를 하는데, 지금까지 의견을 개진한 사례가 없다”며 “기간이 도래해 처분이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통지를 했을 때 수령을 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아마 면허 정지 처분 통지도 수령을 안 할 가능성이 크다”며 “절차가 완료되면 자동으로 처분의 효력을 갖게 되는 것으로 유예 기간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 차관은 전공의들이 3월까지 돌아오더라도 면허자격 정지 처분은 피할 수 없지만 돌아온 전공의와 그렇지 않은 전공의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도 했다. 그는 “저희가 기한을 정해 그때까지 돌아오면 처벌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 기한 내에 대부분 돌아오지 않았다. 그 기한을 넘겨 복귀를 하는 경우에도 처분은 불가피하다”며 “다만 신속히 복귀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똑같이 대할 수는 없고 일반 상식에 부합하는 선에서 처분을 유리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차관은 “더이상 주저하지 말고 환자를 위해, 여러분의 빈 자리까지 감당하고 있는 동료를 위해, 그리고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여러분 자신을 위해, 지금 즉시 수련받고 있는 병원으로 복귀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전체 의사들을 향해 “이제 함께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미래를 위해 건설적인 논의를 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 이제 정부를 믿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 바란다”며 “그간의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함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지혜를 모으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 차관은 전날 정부가 발표한 대학별 정원 배분 결과와 관련해선 “27년 만에 이뤄진 증원”이라며 “의사 증원 정책이 지역, 필수의료를 강화할 뿐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의료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중수본은 의사 증원과 연계해 지역의료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전날 정부가 2025학년도 전국 40개 의과대학별 입학 정원 발표를 통해 의대 증원 2000명 중 82%를 비수도권에 집중 배정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지역 인재가 지역에서 수련받고 지역 의료 기관에서 근무할 수 있는 일련의 연속된 지원 체계를 강화해 나간다. 이를 위해 우선 지역 인재전형을 현행 40%에서 60% 이상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의 의대생들이 지역 의료기관에서 수련받을 수 있도록 수련 체계도 대폭 개편할 예정이다. 지역 인재가 지역에서 교육받고 지역에서 수련 받을 경우 지역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비율은 대폭 높아진다. 이를 위해 수도권과 지방의 전공의 비율이 공정하게 배분될 수 있도록 현재 45% 수준의 비수도권 전공의 배정 비율을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또 의대 정원 비율을 감안하고 현장 의견을 수렴하여 지방의 배정비율을 지속 높여 나간다. 지역에서 교육·수련 받은 의사들이 지역 의료기관에서 일할 수 있는 유인 체계도 대폭 강화한다. 국립대병원의 전임교원을 현재 1700명에서 오는 2027년까지 1000명 이상 확대해, 임상, 연구, 교육 기능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전문의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등 지역 병원의 좋은 일자리를 확충한다. 계약형 필수의사제 도입에도 속도를 낸다. 정부는 다음 달에 구성될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이 같은 대책의 구체적인 방안을 최우선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전날 정오 기준 수도권 주요 5개 병원 입원 환자는 지난주 대비 3.1% 증가한 4901명, 기타 상급종합병원 입원환자는 전주 대비 5.1% 증가한 1만7823명으로 나타났다.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입원환자는 2917명으로 지난주 평균인 2911명과 비슷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