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 30~40대, 영끌해도 서울아파트 못 산다"

건산연-KCB 공동 보고서
"외부 충격오면 취약 가능성"
  • 등록 2021-09-23 오후 12:40:26

    수정 2021-09-23 오후 6:56:07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수도권에 사는 무주택 30~40대가 강력한 대출 규제 탓에 더 이상 주택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건설산업연구원이 23일 신용평가기관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공동으로 서울과 경기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 30·40대의 주택구매 여력을 평가한 결과 이들의 구매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구매 여력은 주택을 사기 위해 조달할 수 있는 최대 자기자본과 현재 수준의 금융규제 아래서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릴 수 있는 돈의 합계다.

건산연은 최근까지 주택매매시장은 구매력을 갖춘 30~40대가 대거 사자대열에 합류하며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현재 가점제 중심의 청약제도에서는 아파트를 분양받기 어렵고, 전세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른바 ‘벼락거지’ 회피심리가 강해지며 돈 있는 3040세대가 대거 매매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데다 대출마저 제한돼 남은 30~40대가 주택 구매에 나서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10억2500만원이다. 경기권 아파트 중위가격도 6억원에 육박한다.

건산연은 KCB자료를 바탕으로 30대 무주택 세입자 가구의 순자산은 3억2000만원, 40대는 3억3000만원 수준으로 추산했는데, 현재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대부분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40% 규제를 받고 있어 자력으로 집을 사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특히 집값이 비싼 서울의 경우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나 LTV 수준을 분석한 결과 무주택자들은 LTV 완화없이 주택을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령 서울에서 10억원 짜리 집을 살 경우 대출 4억원을 제외하면 7억원 안팎의 현금이 필요한데 전세보증금 3억원 가량을 더해도 4억원이 부족해 내집마련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무주택 30~40대들은 주택 구매 욕구를 갖고 있어도 실제 시장 진입은 어려운 상태”라며 “해당 연령층의 구매 열망에 대한 정교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수도권 주택시장은 무주택 임차인의 주택 구매여력이 견고하지 않아 외부 충격에 취약한 편”이라며 “하락국면이 오면 과도한 주택구매가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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