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방에서 올라온 김 씨는 시급 5000원 남짓 하는 아르바이트로는 등록금은커녕 생활비 마련도 힘들었다. 시급 높은 일을 구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정보 사이트를 찾았다가 우연히 바 채용 공고를 보고 일을 시작했다.
야간에 출근해 손님들에게 술을 따라주고 말벗을 해 주는 것만으로 월 200만~300만원의 돈을 벌 수 있었다.
이처럼 실제 아르바이트 정보 제공 사이트에서는 바 채용 공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아르바이트 정보 사이트 선두권인 알바몬과 알바천국에서는 기획관까지 차려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나마 올해부터는 19세 이상 성인만 바 채용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 ▲ 알바몬(좌)과 알바천국(우)의 바 채용 기획관. 월 급여가 300~400만원인 채용 공고가 주로 올라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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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구인 공고로 주방이나 서빙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업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야간에 월 300만원 이상의 높은 급여를 제시하고 있어 단순 아르바이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 기업 인사담당자는 “건전성이 결여된 아르바이트를 아르바이트 사이트에서 올린다는 것은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문제는 이들 구인광고를 법적으로 규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김병숙 경기대 직업학과 교수는 “월 급여를 부풀린다거나 이들 업체가 청소년을 고용하는 등의 행위가 적발되면 제재할 수 있지만 공고 자체만 놓고 업소와 중계 사이트를 문제 삼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바와 같은 업소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나쁘다`고 보는 것은 편견일수 있다”면서도 “다만 업주의 도덕성과 운영 방식에 따라 약자인 여성이 예상치 못한 충격이나 학대를 받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바(Bar)아르바이트 전문사이트를 운영하는 알바천국 관계자는 “유해 업소의 광고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키워드 관리, 사전 등록 심사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직접 업체를 확인하면서 공고를 일일이 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알바몬 측에서도 “사전 등록제, 유해 정보제공 ID 차단을 하면서 자체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며 “바텐더, 주방, 서빙과 같은 아르바이트도 있는데, 모든 (바) 채용 공고를 부정적으로 봐 차단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김병숙 교수는 한편 “대학만 졸업해서는 기업, 사회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갖추기 힘들다”며 “쉽게 돈을 버는 곳보다 자기가 하고자 하는 분야의 직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