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창균 기자] `창의도시 서울`, `디자인 서울`. 오세훈 시장 주도로 내건 기치 아래 지난 2007년 이른바 `성냥갑아파트 퇴출 정책`을 발표했던 서울시가, 이번엔 시 건축위원회 디자인 건축심의를 거쳐 완공된 아파트를 공개하고 2차 비전 홍보에 나섰다.
27일 서울시가 출입기자단에게 공개한 디자인 가이드라인 적용 아파트는 용산구 한남동 `더힐`과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등 두 곳. 현장에서 본 이들 아파트는 기존 틀에 박힌 네모상자(성냥갑) 모양을 탈피한 창의적 디자인과 친환경성이 돋보였다. 반면 분양가격 인상요인에 대한 우려감 등은 여전한 변수로 인식된다.
◇ 영국 `밀레니엄 빌리지` 벤치마킹..산자락 따라 테라스 조성
이날 서울시가 공개한 한남동 80번지 일대 `더힐`은 공동주택으로 지하 3층~지상 12층 32개동 600세대 규모다. 지난 2007년 11월 건축심의를 통과한 이후
금호산업(002990)과
대우건설(047040)이 시공, 올해 1월 준공했다.
| ▲ 한남동 `더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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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내부는 ▲6~7층 중심으로 발코니 위치를 다양화한 `판상형` ▲10~12층 고층 조망을 극대화한 4면 개방의 `타워형` ▲경사진 지형을 활용한 자연친화적 느낌의 `테라스형` ▲개방감과 수평적 구조를 강조한 `저층연립형` 등 각양각색 형태로 조성돼 인상적이다. 세련된 외관의 커뮤니티 센터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미려한 디자인으로 아기자기하면서도 정돈이 잘된 느낌이다.
건축가로 설계·건설에 참여한 조영수 무영건축 상무는 "인근에 위치한 응봉산과 잘 어울리면서도 공공적 성격을 갖도록 건축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영국의 `밀레니엄 빌리지` 등 세계적인 친환경 건축지를 벤치마킹했다"고 설명했다.
각 동에는 자연 태양광을 그대로 흡수하는 태양열 전지판, 온수 공급 등에 쓰이는 지열 설비 등을 구축해 친환경성을 강조했다. 또 단지 뒷편 응봉공원으로 향하는 산길을 단지 내부와 계단으로 연결, 시민들이 자유로이 등산할 수 있도록 공공성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 서울숲에 고층 트윈타워 `쑥쑥`..외부인도 편의시설 이용 가능
이번엔 성수동 1가 685-69번지 `갤러리아 포레`로 가봤다. 한강과 올림픽대로를 지나 멀리서부터 독특한 외관의 고층 트윈타워가 한눈에 들어온다.
| ▲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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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7층~지상 45층에 연면적 17만제곱미터 규모인 이곳은 공동주택 230세대 외에도 문화 및 집회시설, 판매시설, 운동시설 등이 들어서는 주거복합단지다.
한화(000880)건설이 시공, 지난 2008년 건축심의를 통과하고 다음달 준공을 앞뒀다.
바로 옆에는 서울숲이 위치해 있는데, 서울숲 인근에 처음 세워진 주상복합건물답게 연관성을 강조했다. 서울숲을 상징하는 나뭇잎 형태의 `글래스 아트리움` 등 편의시설을 조성, 서울숲 방문객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밖에 전면을 3중 유리로 제작, 에너지 소비 효율을 높였다. 마찬가지로 공공성과 친환경성을 강조한 것.
건축가로 참여한 윤세한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사장은 "서울시의 한강 부근 경관 조성 계획을 최대한 반영한 디자인"이라며 "서울숲 인식의 랜드마크로 삼는 한편, 낙후된 주변지역의 활성화 계기로 삼고자 했다"고 말했다.
◇ 분양가 1~5%↑ 불가피.."재산 가치 높아지는 것 감안해달라"
완공 혹은 완공 예정인 두 아파트를 돌아본 결과, 디자인 면에서는 합격점을 줄 만했다. 다만 디자인을 강조한 지나친(?) `고(高) 퀄리티` 건축물에, 큰 평형임을 감안하더라도 분양가격 인상요인에 대한 우려가 남는 것이 사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누가 봐도 탁월한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한 공사비 증가는 불가피하다"며 "종전 시세대비 1~4%, 많게는 5%까지 (분양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디자인이 업그레이드된 아파트이기 때문에 입주민이 갖게 될 재산 가치도 그만큼 높아지게 될 것"이라면서 "향후 시의 디자인 건축 관련 정책도 이 같은 방향으로 제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는 현행 디자인 건축심의 외에도 오는 8월부터 민간 건축물에 한해 `서울형 공공건축가`를 도입,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일반 공개경쟁과 심사를 거쳐 선발된 100명 안팎의 공공건축가들은 기공식 등 행사 개최시 VIP로 우선 초청되는 한편, 설계에서부터 모든 건설 과정에 이르기까지 참여를 보장받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건축가 우대문화 조성을 통해 `디자인 서울`의 추진 동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라며 "시 차원에서 민간 건축문화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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